재작년쯤 MBTI에 갑자기 관심이 생겨서 관련 서적도 찾아보고 많이 알아봤었다. 

[저장해 둔 MBTI 짤들]

MBTI 검사는 보통 무료인 16 personalities 사이트에서 많이 한다.  

여튼 관심을 갖고 찾아보다보니 이게 내 덕후기질을 자극했고,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정식 테스트까지 해 봤다.  

MBTI 정식 검사는 어세스타에서 제공하는 간략형(FormM)과 정밀형(FormQ) 질문지로 하는데, 나는 결과가 더 자세하게 나온다는 정밀형 검사인 FormQ로 진행했다.  개인이 직접 질문지를 구해서 할 수는 없고, MBTI 공식 협회에서 교육을 수료한 전문가를 통해 질문지를 제공 받은 후 강제로 해석까지 받으며 진행해야 한다.  네이버 엑스퍼트같은 플랫폼을 통해 전문가를 컨택할 수 있다.  

테스트 전에 내가 이미 MBTI에 대해 알아본 것들이 많았었기 때문에, 역으로 내가 테스트를 검증하는 느낌으로 접근했던 것 같다.  

2022년의 검사라 내 기억이 정확할지는 모르겠지만,, FormQ 검사 문항은 심하게 양자택일적이었다.  유료 검사이다보니 응당 더 높은 수준의 정교함이나 날카로움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문항 수도 많지 않았고 문항도 그냥 straightforward한 느낌.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이용자가 많은 16 personalities 사이트에 데이터가 이미 많이 쌓였고 이를 토대로 문항을 계속 업데이트 해 나가서인지 16 personalities 테스트가 오히려 정식 테스트보다 문항도 정교하고 해석도 읽기 쉽게 나오는 느낌이었다.  16 personalities 테스트는 특정 문항에 내가 동의하는 정도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 문항에서 좀더 구체적인 상황이나 예시를 설정한 후 답변을 받는다는 점, 문항의 수가 다양하고 다각적이라는 점에서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  다만 16 personalities 는 번역이 모호하거나 매끄럽지 않은 문항들이 있기 때문에, 영어로 테스트하는게 번거롭지만 않다면 한글보다는 영문 버전 사이트에서 테스트 해 보는 것도 좋다. 

어차피 정식 테스트는 MBTI 협회에서 MBTI 분석 전문가를 교육하면서 전문가에게 돈을 받고, 이후에도 설문지를 전문가에게 제공해서 커미션을 받는 구조다.  참고로 Form Q까지 해석할 정도로 전문가 교육을 받는 경우 최소 64만원정도가 드는 듯.  즉 정식 테스트는 MBTI 협회의 수익모델로서 상업적인 특성도 띄고 있기 때문에, 나처럼 진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굳이 정식 테스트를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MBTI는 자기보고식 검사다. 즉 응답자가 질문지를 보고 스스로 점수를 매기는 특성상 자신의 성향에 가까운 답안과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답안을 혼동해서 점수를 매기는 경우도 있고, 질문지를 다르게 해석하거나 추가적인 의미를 부여해서 점수를 매기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특히 검사할 때 가짜 선호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가짜 선호를 가려낸다고 함은, 심리적 선호, 즉 자신이 이 상황에서 이렇게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느끼는 것과 자신이 실제로 어떤지를 분리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게 잘 안 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너무 명백하게 F 성향이 강한데 본인은 T 라고 착각하고 있을 때, 이 사람은 메타인지력이 부족하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큰 경향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특히 T/F 관해서 이런 경우가 종종 보였는데, T/F 문항에서 T 항목이 F보다 이상적이고 강인해 보이는 측면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래도 본인이 생각하는 자기 모습에 대한 응답 결과치이기 때문에 참고할 만한 데이터는 된다.  딸기와 삼겹살 중엔 딸기를 좋아한다고 답변한다면 당연히 과일류를 선호한다는 보고서가 나올 거니깐.  그래서 누군가에 대해 알고자 할 때 가볍게 참고하기에는 좋아 보인다.

여튼 글이 너무 길어져서.. 다음 글에서는 내 MBTI 인 ISTP와 MBTI에 대한 내 생각과 경험(?)에 대해 이어 써 보겠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