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어린이병원 작업치료센터에서 진행된 단비의 발달평가 및 상담 내용을 기록해 둔다.
1. 평가 배경 및 기준
단비는 34주 1일에 태어난 이른둥이라 현재 생후 13개월이지만 교정연령을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지난 9월 중순에 진행했던 베일리 검사 결과(교정 11개월 기준 인지 4-5개월, 언어 2-3개월, 운동 5-6개월 수준)를 선생님과 먼저 공유하고 본격적인 진료와 관찰에 들어갔다.
2. 평가 중 관찰된 행동 및 기능 상태
소근육 및 조작
이전보다 검지손가락을 쓰려는 시도가 보이고 장난감을 양손으로 쥐고 조작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다만 한 손에서 다른 손으로 물건을 옮겨 쥐거나, 양손에 쥔 물건을 맞부딪치는 동작은 아직 하지 못한다.
작은 물건을 잡을 때는 긁듯이 잡거나 조심스럽게 살살 쥐는 편이며, 강하게 힘을 주거나 흔드는 동작은 어려워한다.
통에 물건을 넣고 빼기, 버튼을 누르면 소리가 나는 인과관계 조작, 꽂기 판에서 펙을 뽑아내는 동작 등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도 장난감이 바닥이나 의자로 떨어지면 시선으로 쫓고, 좋아하는 촉감(비닐이나 끈 등)인 경우 손을 뻗어 주우려는 시도를 보였다.
대근육 및 자세
생후 10개월 무렵(7월 말) 뒤집기를 시작해 현재 배밀이를 시도하고 있다.
다만 2번 정도 앞으로 나간 뒤 쓰러지며 연속해서 이동하지는 못한다.
혼자 앉는 것은 아직 어려운데, 기댈 곳이 없어지거나 기저면이 좁아지면 두려움을 느껴 무너지는 양상이다.
엎드려 팔을 펴고 상체를 높이 드는 동작은 가능하지만, 체력과 체간 힘이 부족해 오래 유지하지는 못한다.
인지, 상호작용 및 언어
긍정적인 부분은 상호작용 자체가 막힌 아이는 아니라는 점이다. 엄마를 보며 웃고, 소리가 났을 때 다른 사람의 반응을 살피는 사회적 반응이 확인되었다. 반면 호명 반응은 없고 ‘엄마’, ‘아빠’ 등의 단어 인식도 아직 되지 않는다(유일하게 ‘물’이라는 단어에만 입을 벌린다). 치료사 선생님은 이를 자폐 등 사회성 문제라기보다는, 감각 회피 성향 때문에 사물과 환경을 적극적으로 탐색하지 못해 개념 입력(인지) 자체가 지연되며 나타난 현상으로 보았다.
발성은 다양한 자음-모음 없이 코를 울리는 비음(“응-가” 등) 위주이며, 크게 소리 내어 웃지 못하고 짧게 끊어 웃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몸통 힘과 복압 조절 능력이 부족해 호흡을 길게 유지하지 못하는 신체적 요인이 크다는 소견을 받았다.
3. 감각 특성 및 식이 상태
감각 예민도
단비의 발달을 가로막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감각 예민도(방어)다. 오돌토돌한 채소나 과일, 낯선 장난감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다. 재채기 소리, 탄산음료 뚜껑 딸 때 나는 소리 등 갑작스러운 청각 자극에도 크게 놀라며 운다.
또한 스트레스나 피로, 짜증 등 부정적인 감정이 들면 눈을 심하게 비비는 습관이 있어 다래끼가 자주 생기는데, 치료 중 눈을 비비려 할 때 다른 행동이나 자극으로 주의를 돌려주는 개입이 필요하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구강 및 섭식 이력
신생아기 소우유 단백 알레르기로 특수분유를 먹었고, 5월 심한 수유 거부로 한 달간 입원해 콧줄 수유를 겪으면서 구강 과민도가 매우 높아진 상태다. 현재는 입자감이 약간 있는 죽 수준의 이유식을 먹고 있으며, 단단하거나 덩어리진 음식은 뱉어낸다.
최근까지 쪽쪽이로 빠는 방식으로만 음식을 섭취하다가 끊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씹는 기능(저작)과 손-구강 협응이 많이 미숙하다.
4. 작업치료 방향 및 계획
치료의 최우선 목표는 ‘촉각-청각 예민도 낮추기’와 ‘자발적 탐색 의지 키우기’로 잡았다. 감각 방어가 가라앉고 스스로 탐색하는 범위가 넓어져야 소근육 조작, 인지, 모방 발달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주부터는 그네와 미끄럼틀 등 대근육-감각 놀이 도구가 갖춰진 감각통합치료실에서 수업을 시작한다. 원칙적으로는 보호자와 분리되어 넓은 공간에서 다른 또래와 치료사들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아이가 심하게 울거나 불안해할 경우 분리 방식을 조율해 가기로 했다.
이 날은 평가 위주로 진행되었지만, 작업치료사 선생님께서 아이를 능숙하게 다루시며 행동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전문적인 소견을 명확하게 짚어주셔서 신뢰가 갔다.
그동안의 치료는 모두 내가 들어가서 지켜보았기에 보호자 분리 수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도 새로운 환경과 분리 수업에 단비가 잘 적응하며 치료를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