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이슈가 없다면 강남세브란스 산부인과 자연분만 산모의 입원기간은 2박 3일로 짧다.
체감상 입원하자마자 퇴원한 느낌이었다.
퇴원
퇴원 전 날, 간호사들이 일부 서류(보험사 제출용 세부내역)는 전날 미리 발급신청이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나는 갑상선 암 때문에 태아보험을 들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의 서류를 발급받지는 않음.
퇴원하는 날 오전에는 간호사에게 퇴원 관련 안내를 다시 받는다.




특별한 내용은 없다.
이후 수납을 하고(수납을 먼저 했던 것 같기도..), 퇴원수속을 하여 집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나는 남편과 6시 아기 면회까지 하고 병원을 나왔다.
퇴원 기념식으로 농부네 수제갈비집에서 갈비를 뜯고 집에 왔다.

엄청난 2박 3일이었다.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던 덕에 집으로 오는 길에도, 집에서도 아무것도 실감나지 않았다.
출산가방
보통 출산에 임박한 산모는 진통이 오면 병원에 가져갈 가방, 즉 <출산가방>을 준비한다. 출산가방에 꼭 넣어야 할 물품 리스트도 인터넷에 다.
나는 파워P이기도 하나 34주 출산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출산가방 따윈 없었다. 여수에 가져간 여행가방이 내 짐의 전부였다. 그래서 병원 내에서 최소한의 물건으로 생활했다.
산모패드도 병원에 있는걸로 다 해결했고, 옷도 병원복 입었고, 기타 필요한 것들은 그때그때 남편에게 가져다달라고 했다.
미니멀 필수 병원짐을 굳이 나열해 보자면,,
- 칫솔, 치약
– 난 여행가방에 있던 거 썼음. - 슬리퍼
– 병실 침대에서 왔다갔다 할 때 엄청 유용하다. - 스마트폰 충전기
– 당연하지만 필수임..!
필수는 아니지만 있으면 좋았을 것들은..
- 샴푸, 폼클렌징
– 난 그냥 물로 감고 물로 세수했다. - 로션
– 물로 세수하면 굳이 없어도 된다. - 수건
– 난 그냥 병원에서 주는 패드로 대충 머리 말렸다. 세수는 자연건조 ㅋㅋㅋ - 산모패드/일회용 기저귀
– 병원에서 주는 패드 썼음. 근데 병원 패드 말고 기저귀형 입는 형식이 있으면 더 편할 것 같긴 했다. - 압박스타킹
– 있으면 좋겠지만 난 그냥 부은 채로 다녔다. - 유축기
– 모자동실 안 되는 병원이고 모유수유 예정이면 출산 다음날쯤부터 유축기로 유축 시도를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 이어폰
다인실 쓸 경우 영상 볼 때 유용하다
강남세브란스 좋았던 점
내가 느낀 강남세브란스의 가장 큰 장점은 ‘대학병원’이라는 속성 그 자체였다.
아기나 산모에게 문제가 생겨도 바로 대처가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NICU가 있다는 점이 정말 든든했다.
담당 산부인과 김민아 교수님, 단비를 봐 주신 소아과 윤소진 교수님도 모두 친절하면서도 프로페셔널해서 정말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진통을 참으며 여수와 순천 병원에 전화를 돌렸다가 연달아 거절당했던 경험 때문에, 출산이 임박한 산모를 바로 받아주는 응급실과 상주해 있는 전문 인력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꼈다. 대도시의 인프라도..
그 외에도 강남 지역이라 접근성이 좋았고, (내가 있었을 때 기준) 병실도 여유가 있어서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강남세브란스 아쉬웠던 점
주차비가 엄청 비싸다. 단비 보러 니큐에 캥거루케어 다닐 때 주차비가 하루에 8000~12000원씩 나왔음. 약 3주 동안 주차비 20만원 넘게 나온 듯 -_-;; 근처에 마땅한 주차할만한 곳도 없다.
비싼 만큼 주차 상황이 좋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주차장이 아주 협소하고 주차공간도 없다. 내부가 일방통행이기 때문에 주차장 안에 자동차들이 빼곡히 줄서있는데, 때문에 주차에만 10~20분씩 걸리고(더 걸린 적도 있음) 중간에 빠져나오기도 어렵다.
또한 입지는 좋으나 근처에 도로가 엄청 막힌다. 매봉터널에서 유턴하면서부터 자동차가 줄을 쫙 서 있음.
아쉬운 점이 죄다 차에 관한 것이네;;
여튼 그거 말고는 난 만족했다. 아니 만족을 넘어서 감사하고 있음.
강남세브란스 산부인과 만족도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병실(다인실)이 좁았지만 창문이 있어서 괜찮았다.
다른 병원을 체험해보지 못해서 비교는 불가능하나, 간호사들이나 교수님들 모두 기본적으로 친절했다(환자경험평가 점수 올리려고 분발한 것일지도..ㅋㅋ).
환자식(산모식)도 약간 싱거웠으나 가격 대비 괜찮았다. 지하 1층의 편의시설 이용할 수 있고 배달 접근성이 괜찮아서 보완이 되었다.
다만 교통이 안 좋고 주차료가 비싸서 보호자가 면회하러 오긴 좋지 않다.
럭셔리한 신축 병원은 아니지만, 분만 본연에 충실한 환경에서 분만할 생각인 사람들에게 강남세브란스 산부인과를 추천할 만 하다.
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