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 산부인과 출산 및 입원기 2 (신체 변화, 회진, 팔로업, 아기 면회, 편의시설)

출산 후의 신체 변화

출산 직후 여러 가지 신체적 변화(+현상..?)가 있었다. 그 중 기억나는 것들을 기록해 본다.

– 배

출산 후, 당연히 만삭 때 수준은 아니나 여전히 배가 꽤 많이 나와 있다. 임신부와 다를 바 없는 배.

입원 중 병원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할머니가 나를 임신부라고 생각하고 “아이고~ 산모가 예뻐서 애기도 예쁘겠네~” 라고 하심,,(뭐.. 임산부에게는 칭찬이 디폴트다ㅋㅋ)

배는 2~3주 정도 되면 꽤 들어가서 츄리닝처럼 잘 늘어나는 재질의 바지나 치마 정도는 입을 수 있을 정도가 된다. 다만 초반에는 쑥쑥 들어가다가 어느 시점부터는 들어가는 속도가 현저히 줄어든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아직 배가 조금 나와 있다. (물론 그냥 살일지도 모름..)

여튼 갑작스런 출산 때문에 가장 풍만하던 시절의 배를 제대로 찍어 기록해 두지 않았다는게 아쉬웠다.

9월 2일 출산 다음날의 배
9월 2일 출산 다음날의 배
9월 3일의 배

– 회음부 통증

출산하면서 회음부를 절개하고, 이후 그 회음부를 꿰매서 봉합한다.

진통이 워낙 아프다 보니 회음부 절개는 절개한다는 느낌만 느껴질 뿐 별로 아프지 않은데, 직후의 회음부 봉합은 꽤 아팠다. 의사선생님이 한 땀 한 땀 꿰매 주시는데, 꿰매는 속도도 느리고 진통의 여파도 있고 자세도 불편해서 더 그런 듯.

이후에도 회음부 봉합 부위는 첫 3일 정도는 앉았다 일어날 때 얼굴이 찡그려질 정도로 많이 아팠고, 그 다음 2주 정도는 지속되는 통증으로 불편했다.

특히 앉을 때, 힘을 줄 때, 걸을 때, 그리고 오줌과 똥을 쌀 때 아프다. 화장실에서 통증 때문에 제대로 힘을 주기가 어려워서 시원스럽게 소변과 대변을 보지 못 했다. 병원에서 제공한 변비약이 큰 도움이 되었다.

– 장기의 재배치?

임신 중 거대해진 자궁 때문에 밀려올라와 있던 장기가 출산 후 제자리를 찾았다.

당연히 재배치가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임신 중에는 조금만 걸으면 숨이 턱턱 차올라서 자주 중간에 멈춰서 숨을 골라 줘야 했는데, 출산하니 확실히 좀더 오래 걸어도 전혀 숨이 차지 않고 가뿐했다. 그래서 장기가 제 자리로 돌아간다는 걸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다만 빠르게 걷거나 뛰면 배가 아팠다. 배 안쪽이 이물질 때문에 아린 느낌이랄까.. 이 복통은 꽤 오래 지속되었는데, 두 달 정도 간 것 같다.

– 오로

출산 후 자궁이 수축하며 자궁 내 잔여물인 오로가 나온다. 생리처럼 나오는데, 생각보다 오래 그리고 많이 나왔다.

특히 출산 직후, 즉 병원에 있는 2박 3일 동안은 진짜 계속계속 많이 나와서 산모패드 혹은 성인용 기저귀를 하고 있어야 한다. 퇴원 이후에도 오로 때문에 임신 중에는 전혀 손댈 일이 없던 생리대를 다시 꺼내들어야 했다.

오로는 약 10주 동안 나왔음.

– 젖몸살

이건 정말 충격적인 아픔이었다. 출산의 고통은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젖몸살에 대해선 제대로 들은 적도 없었기 때문에 더 당황스러웠다.

진짜 많이 아팠다. 마사지 받고 유축하면서 그나마 구제됨.

이건 나중에 좀더 자세히 써 봐야지..

– 갑상선

나는 갑상선 암에 걸려서 2020년 11월에 갑상선 반절제를 했다. 이후 갑상선 호르몬제인 씬지록신 50 마이크로그램을 먹다가 2024년부터 용량을 25마이크로그램으로 줄였었다.

그러다 2025년 초 임신하면서 갑상선 수치가 떨어져서, 끊기 직전까지 갔던 씬지록신 용량을 100으로 늘렸고, 이후 75로 처방받아 먹었다.

출산 직후에도 기존 용량을 유지해야 한다고 하여 75마이크로그램을 그대로 먹었다.

– 여드름

나는 대학생 때 이후로는 여드름이 잘 안 나는 얼굴이었는데, 출산 직후 이마와 턱에 왕여드름이 하나씩 났다. 한 개도 아니고 두 개나 난 걸 봐선 출산과 관련한 호르몬 변화 때문에 생긴 것이 확실하다.

여튼 이 여드름은 그냥 짰다.

– 발

출산 후 발이 많이 부었다. 사진으로는 부은 게 잘 티가 안 나는데, 복숭아뼈가 보이지 않게 될 정도로 부음.

여행에 슬리퍼를 신고 간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슬리퍼 덕에 병원생활이 편했음.

병원에서의 발 – 출산 후 부어서 뭉툭해짐
퇴원 직후의 발 – 여전히 부어 있음.

– 즙

나는 원래 즙을 잘 안 짜는 편이었는데, 아기 때문에 많이많이 짰다. 아기가 니큐에서 아프던 2주 동안 매일 울었다. 면회 가서도 울고 집에서도 울고.. 호르몬 때문인 듯 하다.

여튼 근 10년간보다 이번 출산 후에 더 많은 눈물을 쏟은 듯 했다.

회진

하루에 두 번 정해진 시간에 산부인과 담당 교수님이 병실 회진을 도신다.

각 교수님마다 회진 시간대가 다른 것 같은데, 회진 시간에는 최대한 자리를 지키고 있기를 추천한다. 내 담당인 김민아 교수님 회진은 8시반쯤이랑 3시쯤 이었던 것 같았는데, 잠깐 외부화장실 간 사이에 교수님을 놓치기도 했다. 사실 회진에서 특별한걸 하는건 아니고 그냥 구두로 상태체크 하신다. 김민아 교수님은 회진 때에도 활기차셨다.

출산 도와준 의사선생님(교수는 아닌 것 같았고 인턴 or 레지였던 듯)도 한번 찾아와 주셨다.

출산 후 followup

출산 직후에는 링거로 자궁수축제를 꽂는다. 꽤 오래 꽂고 있던 듯.

링거 주입기.. 이거 꽤 아픔.

그리고 진통제도 하나 받았다. 진통제는 아리탈. 웹소설 하렘의남자들에 나오는 주인공의 전생 이름이다.

아리탈 진통제

이외에 간호사분이 매일 오전에 내 몸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계속 피를 뽑는다.

혈액검사 결과 빈혈수치가 나와서 철분제 링거도 추가로 맞았다. 임신 중에도 빈혈이었는데 ㅜㅜ

퇴원하면서 먹던 철분제가 있으면 계속 먹으라고 권유 받았다.

여튼 이렇게 링거를 계속 꼽고, 피를 뽑고 하는 통에 팔뚝에 멍이 많이 들었다.

훨씬 작은 팔다리에 더 많은 주사를 한 단비에는 비할 바가 못 되었지만 ㅜㅜ

멍.. 꽤 아프다.

그리고 변비약도 받았다.

이 변비약 <아락실> 정말 대박이었다. 임신 중에 먹던 장쾌락 시럽과는 비교도 안 되는 효과를 보여주었다. 아락실 덕에 부드럽고 굵직한 변이 스무스하게 빠져나왔다.

장쾌락 시럽: https://lazyinterlude.com/2025/08/11672/

아름다운 아락실

앞서 언급한 75마이크로그램의 씬지로이드(여기선 씬지록신이 아닌 씬지로이드를 줌)도 받았다.

이외에는 그냥 자유시간.. 컴퓨터도 하고 낮잠도 자고 병동 구경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기 면회

강남세브란스 산부인과 입원 병동은 4층이고, 그 바로 밑 3층에 신생아실이 있다.

단비는 34주 1일 조산아라서 신생아 중환자실(니큐)에 입원했다.

일반 신생아실이든 니큐든, 강남세브란스는 모자동실이 불가능하고 정해진 시간에 면회를 갈 수 있을 뿐이다. 모유수유를 계획하는 산모 입장에서 좋은 환경은 아니다.

신생아 중환자실(니큐)면회는 낮 12시, 저녁 6시에 각 20분 동안으로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 한정된 시간 동안에만 아기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아기 사진과 영상을 최대한 많이 찍어오는 것이 좋다.

아기 면회 시간

입원한 동안에는 편하게 매 면회시간에 내려가서 아기를 보고 왔다. 내가 입원해 있던 동안은 단비가 크게 아프지 않았기 때문에 면회에서 즙을 짜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 이후론..)

나는 나름 잘 회복한 편이라 (아프긴 했지만) 출산한 날 링거를 끌고 12시 첫 면회를 갈 수 있었고, 이후 입원 기간 동안 12시, 6시 면회를 꼬박꼬박 했다.

단비의 니큐 입원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자세히 써야겠다.

첫 면회 – 링거 끌고 아픈 몸을 이끌고 갔다옴

편의시설 – 편의점, 푸드코트, 카페

강남세브란스는 3개의 병동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3개의 동이 통합된 층인 지하 1층에 각종 편의시설들이 있다.

여튼..

강남세브란스 1동 지하 1층에는 편의점과 푸드코트, 카페가 있다(의료기기판매점과 안경점도 있는데, 이건 나에겐 아웃오브 안중). 편의점은 CU, 카페는 뚜레쥬르와 투썸플레이스가 입점되어 있음. 푸드코트와 카페는 병원복을 입은 사람은 착석할 수가 없고, 테이크아웃을 해야만 한다.

강남세브란스 2동 3층에도 블루팟이라는 카페가 있다. 여기서 디카페인 커피를 먹을 수 있다.

(3동 장례식장 지하에 GS25 편의점이 있지만 이건 너무 작고 규모도 구멍가게 수준이라 이용할 이유가 없다)

강남세브란스 지하 1층 주차장으로 가는 입구 쪽에 위치. 고속도로 편의점처럼 1+1, 2+1 할인 전혀 없이 정가로만 파는 편의점이다.

좁은 공간에 물건을 꽉꽉 채워놓고 있고, 사람이 많다. 협소한 공간에 물건 고르는 사람들과 줄 서는 사람들이 몰려 있기 때문에 어수선하다.

그리고 좀 특이한 건 여기에 일반 흰 팩우유가 없다는 점. 흰우유 1타인 서울우유를 배제했다기엔 연세우유조차 없다. 경쟁사인 서울우유 A7 우유가 유일한 흰우유인데, 한 병당 1700원으로 일반 흰우유보다 비싸다. 그치만, 다른 선택지가 없기에 이 서울우유 A7을 많이 사먹었다. 맛있긴 함.

그런데 이 CU 에 아주 큰 애정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단종된 줄만 알았던 <매일 소금사각케이크>를 팔고 있었던 것이었다..! 한개씩밖에 안 들어와서, 보이는 족족 사먹었다.

소금사각케이크: https://lazyinterlude.com/2024/10/5110/

여튼,,

입원기간동안 CU를 가장 많이 애용했다.

오빠가 보는 앞에선 건강해 보이는 흰우유, 나랑드사이다, 구운감자 과자, 구운고구마 과자, 바로먹는 감자를 사 먹었고

오빠가 없을 때는 몸에 안 좋은 과자류랑 커피우유, 소금사각케이크를 몰래 먹었다.ㅋㅋㅋㅋ

붐비는 씨유
붐비는 씨유
소금사각케이크!
임당 해방 기념 커피 (설탕 무첨가임)
바로먹는 감자
링거 거치대에 주전부리를 놓고 돌아다녔다
구운 고구마

투썸플레이스 강남세브란스병원점.

규모가 작고 점심시간대에는 직원과 환자로 붐빈다.

여기서 수박주스, 디카페인 콜드브루 라떼, 말차 아이스박스를 사 먹었다.

강남세브란스 투썸플레이스
엄청 붐비는,,, 절묘하게 행인들 얼굴 안 보이는 사진으로 ㅋㅋㅋ
말차 아이스박스 맛있었다!

마찬가지로 규모가 크진 않고 샌드위치나 샐러드류는 일찌감치 소진된다. 나는 스콘같은 자잘한 빵을 사 먹었다.

강남세브란스 뚜레쥬르
늦게 가면 빵이 다 털린다.
더 일찍 털리는 샌드위치류

– 블루포트 Blue Pot 카페

강남세브란스 2동 3층 주사실 부근 에스컬레이터 옆에 블루포트 (Blue Pot) 카페가 있다.

왜인지 네이버 지도에 등록되어 있지 않아서 이 곳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가 마지막 날에 알게 되었음.

디카페인 커피를 팔고 직원이 친절하다.

주말에도 운영하는 고마운 블루포트
투썸 강남세브란스점보다 블루포트가 자리가 훨씬 널럴하다

– 푸드코트

푸드코트 또한 환자복 입고 착석 불가라 나는 들어갈 수 없었다. 한식, 중식, 죽을 파는데 오빠가 한 번 여기서 먹고 와 보고 맛이 없다고 했다.

이 안에 맛있어보이는 와플집도 있었는데, 먹어본다고 벼르기만 하다가 그대로 퇴원엔딩..

궁금했던 홍콩다방 홍콩와플

강남세브란스 환자경험평가 직원 의식 고양(?) 피켓

또 발견한 특이하고 재밌는 거.

강남세브란스 푸드코트 옆에 이런 게 전시되어 있었다.

대충 환자경험평가에서 강남세브란스의 병원 만족도와 친절도가 낮으니 분발하자는 내용인데..

요상했던 점은 이걸 직원만 보는 공간이 아닌(직원식당이 따로 있음) 대중이 다 볼 수 있는 푸드코트 앞에 떡하니 전시해 두었다는거.ㅋㅋㅋ

강남세브란스의 친절도에 별 불만이 없던 환자나 환자보호자도 이걸 보면 오히려 여기가 친절도가 낮은 곳이구나ㅡ라는 선입견이 생길 것 같은데.. 이런 직원용 내부 자료를 왜 이렇게 대놓고 전시해놨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경험 향상을 위한 강남세브란스의 노오력
환자경험 향상을 위한 강남세브란스의 노오력
항상 그랬다!!
푸드코트 옆에 전시함
푸드코트 옆에 전시함

#단비

Sun [WP]

상대적이며 주관적인 뇌피셜 백과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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