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둥이 아기 강남세브란스 니큐 입원기 1 (니큐, 인원, 캥거루케어)

니큐(NICU), 신생아 중환자실 / 신생아 집중치료실

니큐(NICU)는 신생아 중환자실로, 집중 치료가 필요한 아기들이 입원해서 체온, 호흡, 영양 등 기본적인 생명 유지 기능을 전문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돌보는 공간이다. 강남세브란스에선 니큐/신생아 중환자실/신생아 집중치료실 용어를 혼용한다.

35주 이전에 나온 이른둥이들은 폐, 심장, 호흡 등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서 일단 니큐로 들어간다. 단비도 34주 1일에 조산한 이른둥이여서 출산 직후에 니큐에 들어갔고, 약 3주동안 입원해 있었다.

니큐 입원안내문
니큐 입원안내문
니큐 입원안내문

강남세브란스의 NICU 니큐 시설

강남세브란스 NICU는 A실과 B실, 이렇게 두 개의 병실로 구성되어 있다. 각 실의 기준은 잘 모르겠지만, 구분은 그렇게 되어 있다.

처음 면회 왔을 때는 니큐 자리가 널널해 보였는데, 며칠 지나자 금세 꽉 차서 빈자리가 하나도 없게 되었다. 단비가 태어났을 때 NICU가 이렇게 만석이었다면 구급차 타고 뺑뺑이 돌며 이송되는 엔딩이었을 텐데.. 정말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초반에는 자리가 널럴했으나..
점점 아기가 많아지더니 나중에는 만원이 되었다.

광란의 출산이었지만 여러모로 운이 정말 좋았다는 걸 계속 실감하게 된다. 출산을 겪으면서, 스스로 예전보다 너그러워지고 유해지고 감사심 있는 사람이 된 것이 느껴진다.

단비는 A실 1번 자리에 있었다. 당시 아직 이름을 짓지 않았기 때문에, (내 본명)ㅇㅇㅇ아기 라고 기재되었다. 쌍둥이는 아무개아기1, 아무개아기2 이렇게 표기된다.

미숙아 의료비 지원 안내

니큐에서 엔파밀 폴리바이졸(철분 미포함)이라는 영양제도 구해오라고 했다.

이 영양제는 한국에 정발된 것이 아니라서 직구를 해야만 하는데, 2개씩 묶어서 팔고 배송에 9일 정도 걸린다. 인터넷 맘카페를 통해 좀 비싸게 주고 급하게 구했다.

사실 약도 아니고 영양제일 뿐이라서 그렇게 다급하게 구할 필요는 없었는데, 당시엔 이걸 조금이라도 늦게 먹으면 단비가 어떻게 되는 줄 알고 마음 졸였었다..ㅋㅋ

강남세브란스 신생아 중환자실 (니큐) 면회

신생아실과 니큐 면회는 부모만 가능하며(조부모 등 불가) 정해진 시간에만 가능하다. 신생아실은 오전 11/오후 5시, 신생아 중환자실(니큐)은 오후 12시/오후 6시. 구글미트로 영상 면회도 가능하다.

오후 12시가 아닌 오전 12:00라고 써져있음..ㅋㅋ
영상 면회 안내

나는 대면 면회(+캥거루케어, 수유연습)를 거의 매일 갔다.

면회시간에 맞춰 신생아 중환자실 문 앞에 서 있으면, 먼저 경호원 같은 분이 보호자의 신분증을 확인한다. 이후 면회시간이 되면 저 문이 열리고 보호자들이 좀비처럼 우르르 들어간다.

NICU 로 들어가는 문

단비 보러 가는 데에 정신이 팔려서 3주 내내 저 문 내부의 사진을 찍을 생각은 한 번도 못 했네 ㅜㅜ

여튼,

문 안에선 우선 출입장부에 이름, 면회시간, 전화번호, 용건을 적고, 안쪽 씽크대에서 손을 씻은 후 일회용 비닐가운과 비닐장갑을 착용한다. 이후 간호사 인솔에 따라 A실과 B실로 나뉘어 들어간다.

면회 전후의 풍경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의료진(의사나 간호사)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부모도 보이고,, 우는 부모도 많고,, 그렇다. 늘 먹먹하다.

퇴원한 지 두 달도 더 되었으나, 나도 이 글을 쓰다 보니 다시금 단비가 입원해 있던 시절이 떠올라서 눈에서 즙이 약간 나왔다..ㅠㅠ 아픈 아기는 보는 것도, 그 시간을 생각하는 것도 힘들다.

니큐 안 환경

니큐, NICU(Neonatal Intensive Care Unit)는 아기용 인큐베이터이다.

플라스틱으로 된 사각 인큐베이터에는 양 팔을 넣을 수 있는 구멍이 있다. 이 구멍에 의료진이 손을 넣어 아기에게 밥도 주고 기타 관리를 해 준다. 아기에게는 링거, 산소줄 등이 연결되어 있고, 니큐 상단의 모니터에는 아기의 산소포화도, 호흡수, 맥박 등이 계속 표시된다. 이상 수치가 나오면 경보음 같은 알람이 울린다.

강남세브란스 니큐 A실. 단비 태어나자마자 봐주신 윤소진 교수님이 담당이다.
팔 끼우는 구멍, 그리고 단비
니큐 캥거루 뷰
초록색이 맥박, 하늘색이 산소포화도, 노란색이 호흡수.

니큐는 아주아주 고마운 곳이지만, 그저 아기의 정서적인 복지를 생각한다면 아기를 오래 두기 좋은 곳은 아니다.

우선 가장 크리티컬한 건 아기를 상시 안아줄 수 없다는 점. 의료진이 여러 아기를 한꺼번에 관리해야 하고, 정말 많이 아픈 아기들도 있다 보니 소소하게 우는 아기를 일일히 달래줄 수가 없어 아기를 어느 정도 방치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밝고 시끄럽다. 인큐베이터를 덮는 천 같은 것이 있기는 하지만, 황달 광선치료를 하는게 아닌 이상 의료진이 아기를 확인해야 해서 대부분 위로 젖혀져 있다. 어두운 자궁 안에만 있던 아기에게 이 환경이 엄청나게 밝고 불편하게 느껴질 것 같았음. 거기에 뚜뚜- 뚜뚜- 뚜뚜- 하는 기계음이 사방에서 계속 울려퍼진다. 이 기계음이 어른인 내가 듣기에도 거북했는데 아기에게는 오죽할까..ㅜㅜ

여튼..

고마우면서도.. 다시는 단비를 입원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 아픈 곳이다..

월수금 면담

월수금 12시 20분부터는 소아청소년과 교수님들과 면담이 가능하다.

면담은 면담실 벽에 이름을 적어둔 순서로 선착순이기 때문에, 캥거루케어 들어가기 전에 이름을 미리 적어놓고 나오는 것이 좋다. 순서가 밀리면 엄청나게 오래 기다려야 할 수 있기 때문(면담 대기 시간 때문에 주차비도 엄청 깨졌다).

면담에서는 아기의 상태, 최근 검사 결과, 예상 퇴원 일정, 궁금한 점 등을 물어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전체적인 방향을(큰 그림을) 설명해 주시는데, 보호자가 디테일을 꼬치꼬치 물어보면 꽤 자세하게 답해 주신다. 난 이것저것 물어보는 스타일이라서 많이 물어봤었다.

전화 면담도 가능하나, 면담은 가급적 대면으로 하길 추천한다. 대면으로 하면 아기의 각종 수치나 사진을 직접 모니터로 보여주시기 때문. 모니터로 단비 엑스레이 사진이나 초음파 사진, 입 안의 치판낭종 사진, 에오지노필 수치를 포함한 각종 피검사 수치를 직접 보니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단비 케어를 제대로 잘 해 주고 있음이 느껴져서 마음이 놓였다.

면담 안내문

캥거루케어

캥거루케어란 아기와 보호자가 맨살로 밀착해 체온을 나누고 안정감을 주는 돌봄 방식이다. 니큐에 입원한 신생아에게 호흡 안정, 정서적 안정 등에 도움이 되며 캥거루케어를 한 아기들의 생존율이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다.

강남세브란스 니큐에서도 캥거루케어를 할 수 있게 해 준다.

캥거루케어는 하루 1회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오전타임/오후타임이 있는데 나는 오전타임(11:20~12:20)에 갔다. 캥거루케어용 병풍과 의자 수가 넉넉하지 않아서 원하는 시간대가 차면 그 시간대에는 참여가 어렵다.

캥거루케어를 어떻게 하냐면, 아기 인큐베이터 옆에 캥거루케어용 의자를 두고 병풍같은 가림막을 친다. 이후 엄마 or 아빠가 앞섬을 풀고 아기를 안는다. 그렇게 1시간동안 아기랑 교감하고 있으면 된다.

때문에 단추가 있는 옷을 입고 가는 것이 좋다. 또한 캥거루케어를 위해 아기를 인큐베이터에서 꺼내게 되는데, 아기가 머리로 체온을 잘 뺏기기 때문에 보호자가 아기용 모자를 챙겨 가야 한다.

캥거루케어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무척 감사한 일이다. 아기 상태가 나빠지면 캥거루케어도 바로 중단되기 때문. 단비도 중간에 상태가 나빠져 며칠간 캥거루가 중단된 적이 있는데, 그때 너무 상심해서 정말 많은 즙을 짰더랬다.

캥거루케어 안내문
캥거루케어 안내문

모유 배달

모유를 유축해서 냉동한 후 갖다주면 그 모유를 아기에게 먹여 준다.

나도 열심히 유축했으나, 처음부터 모유량이 많지 않았고, 직수를 하지 못해서 그런지 점점 줄어들더니 3주째 되었을 때는 단유되었다 ㅜㅜ

모유수유 안내문
단비의 모유 배달원

수유연습

아기 건강이 호전되고 퇴원 얘기가 나오면서 수유연습에 들어갔다.

오전 및 오후 1, 4, 7, 10시가 강남세브란스 니큐의 수유시간안데, 나는 캥거루케어 시간보다 1시간 정도 전인 오전 10시에 갔다. 쌍둥이 부모는 두 아기를 수유해야 하므로 좀 더 이른 시간에 수유연습을 받는다.

처음 수유해 봤을 때, 아기가 생각보다 너무 작았고 어떤 각도로 젖병을 대야 할지 몰라서 한참 헤맸다.

매일아침 문자

강남세브란스 신생아실에서는 매일 아침 아기의 몸무게와 수유량을 문자로 보내준다.

물티슈와 곽티슈는 보호자가 준비해 주어야 하는데, 다 떨어지면 문자로 필요하다고 알려준다.

..

.

여튼 지금까지 강남세브란스의 니큐 시설에 대해 대략적으로 적어 보았고,

다음엔 단비의 니큐 입원에 대해서 적어야지.

#단비

1 2

Sun [WP]

상대적이며 주관적인 뇌피셜 백과사전 😎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