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색적인 표현 주의..)
임신 중반부부터 먹기 시작한 철분보충제 덕에 변비 issue가 생겼었다.
그래서 한동안 철분제를 끊어보기도 했는데, 그러다 보니 빈혈이 찾아왔다. 이에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간헐적으로나마 금단의 철분제를 먹기 시작했고.. 다시금 변비에 당첨되었다.
여튼,,
그렇게 다시금 변비증상이 심해지면서 요 근래에는 화장실을 주 1~2회 정도 주기로밖에 못 가게 되었고, 그마저도 시원스럽지 않고 아주 조금씩만 배출되는.. 그런 말 못 할 고충을 앓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 주말, 외출 중에 오랜만에 <신호>가 왔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도착.. 주차장에 주차한 후 엘베를 타고 올라가는데 그 때는 정말 식은땀이 나고 팔다리가 덜덜 떨렸다. 다행히 오빠가 운동을 간 이후라 집이 비어 있었는데, 그 순간 오빠가 집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정신 없이 화장실에 들어가 연신 <단비야.. 가자.. 단비야 가자..!>를 중얼거리며 힘을 주었고,
드디어 문제의 그것이 나왔다. 250ml 캔 단면 정도는 되어 버리는 원통이 숭덩 숭덩 나옴.
보통 입구 쪽에 있는 끝판왕 똥이 빠져나간 후에는 막혀있던 부드러운 것들도 어느 정도 나오기 마련인데, 이미 똥이 장기간 장 안에서 숙성되며 전반적으로 단단하게 굳어진 후였다. 게다가 이미 똥꼬가 너무 아파서 더 이상의 시도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변기가 막혀 버린 것 -_-
비닐이랑 종이컵이랑 휴지 등등 사용해서 몇 번씩 뚫어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똥이 물 속에서 풀어지거나 하진 않았다는 거.. 똥이 풀어졌다면 정말 끔찍했을 것이다.
여튼..
집에 온 오빠에게 조금 시간차를 두고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ㅠㅠ 오빠가 결국 처리를 해 줬다. 정말 괴롭고 수치스러웠음.
ㅠㅠㅠ
그런데, 그 후로 똥꼬 부위가 계속 너무 아팠다. 앉거나 걸어다닐 때마다 아리고 쓰라리고 입 안에서 피 맛이 날 정도였다. 게다가 똥꼬가 부어서 약간 튀어나옴..
친구 경험담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보니, 임신 후반부에 치질을 겪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고, 아무래도 나 또한 당첨인 것 같았다.
하..
여튼..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워서 임산부 치질에 대해 찾아봤다.
임산부 치질
좀더 정확히는 치핵. 대충 나무위키랑 대학병원 홈페이지에 나온 내용을 통해 정리하자면,,

ㄴ출처: http://thestory.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07/2016030702903.html
임산부 치질 (치핵)
- 치질은 치핵, 치열, 치루로 나뉨.
이 중 임산부가 주로 겪는 치질은 치핵임. - 치핵은 항문 및 직장에 존재하는 치핵 조직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내치핵과 항문 밖의 치핵 조직이 부풀어 올라 덩어리처럼 만져지는 외치핵으로 구분댐.
임산부 치질의 원인
- 임산부의 경우, 자궁이 커지면서 골반 내 정맥을 압박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항문 주변의 혈류 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조직들이 부음. 여기에 힘을 주게 되면 돌출이 되어 치핵이 생기기 쉬운 상태가 됨.
+ 임신 중 증가하는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또한 혈관을 이완시키고 장의 운동을 느리게 만들어 변비를 유발함. 이로 인해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주는 습관이 생기면 치핵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음.
+ 임신 중 복용하는 철분제는 변비를 유발하기 쉬운 대표적인 영양제로, 장을 자극하거나 배변을 어렵게 만들어 치핵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음.
ㅠ_ㅜ..
나의 조치
여튼.. 나는 아래와 같은 조치를 취했다.
1. 똥꼬에 튼살크림 바르기
저 일이 있은 직후,, 똥꼬 주변의 살점이 이미 외상을 입어서 아리고 쓰라렸다.
샤워를 한 후 똥꼬 부위를 바싹 말리고, 튼살크림을 조심조심 발라줬다. 그 후에 팬티라이너를 착용해서 속옷에 튼살크림이 묻는 것을 방지..
좀 적나라하지만-_-;; 이렇게라도 기록을 해 본다.
여튼.. 이렇게 하니 목요일 즈음엔 살갗이 아린 통증은 많이 가라앉았다.
연고도 알아봤었는데, 일반적인 치핵용 연고 중 잘 듣는 것(푸레파인을 많이 쓴다고 함)들은 마취나 스테로이드, 혈관수축 관련 성분들이 있어서 임산부는 사용하면 안 된다고 한다.
약한 연고를 사러 약국까지 가기는 귀찮으므로, 일단은 튼살크림으로 연명하고 혹시 증상이 심해지면 임산부 사용 가능한 연고로 바꿔볼 생각임.
참고로 임산부 사용 가능한 연고는 포스테리산 연고(박테리아 배양액 함유)라고 함. 성분을 보니 박테리아 배양액(?) 외에도 라놀린과 바세린 성분도 함유되어 있음. 역시나 보습에나 의의를 둬야 하는 제품인 것 같다..

ㄴ출처: 약학정보원 https://health.kr/searchDrug/result_drug.asp?drug_cd=A11ABBBBB2264 (포스테리산 연고 )
2. 핫팩 사용
귀차니즘의 승리라고 했던가 -_-;;
이사하면서 귀찮아서 안 정리한 겨울 핫팩이 차 트렁크에 아직 남아 있었다.


ㄴ핫앤핫 핫팩!
덕분에 좌욕 대용으로 요 핫팩들을 깔고 앉고 있다.
좌욕도 너무 오래 하면 안 된다고 해서, 20분 정도씩 끊어 주면서 깔고 앉는 중..
회사에서는 1번+2번 옵션을 잘 활용했었는데, 면봉에 튼살크림 대신 핸드크림을 조금 짜서 살살 발라 주고, 그 담에 팬티라이너 장착하고, 그 담에 핫팩 위에 앉아있는다. 그러면 정말 한결 낫다.
너무 더럽긴 한데 ㅜㅜ 하.. 어쩔 수가 없다.
3. 좌욕기 구매 >> 취소
쿠팡에서 좌욕기도 구매했었는데, 2번 핫팩으로 충당이 될 것 같아서 취소했다. 좌욕기 관리하기가 너무 귀찮을 것 같음..
4. 변비약 먹기 – 장쾌락 시럽
푸룬주스는 당이 너무 많아서 임신성당뇨인 내가 이용할 수 없다.
그래서 삼투성 제재(락툴로오스)인 장쾌락 시럽을 이용한다. 장쾌락시럽 30개들이 상자 하나를 사서 쌓아 두고 먹고 있음.

ㄴ고마워요 장쾌락시럽,,
약한 변비약이라 항상 직빵은 아니지만, 그래도 두 번에 한 번 정도는 잘 들어서 요긴하게 활용중이다.
5. 식이요법
앞서 말한 당분 issue 로 푸룬주스 섭취는 불가능하고, 대신 다른 식이요법을 병행 중이다.
>> 상추 등 잎채소를 좀더 적극적으로 먹는다.
>> 요거트는 오전에, 철분제는 시간 차를 두고 오후에 먹는다. (알고 보니 철분제를 우유랑 섭취하면 흡수가 안 된다더라,,)
>> 임당 때문에 안 먹던 사과도 요즘은 다시 먹기 시작했다. 청사과는 그래도 혈당이 엄청 많이 오르진 않더라. 대신 크기가 작은(=껍질 비율이 높은) 사과를 껍질채 먹는다.
>> 물을 많이 마신다.
…
..
.
더 심해지면 병원을 가긴 해야겠으나.. 위 요법으로 근근히 버티는 중이고 지금은 다행히 좀 좋아졌다.
진짜 치질은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었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