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인천공항, 비행기, 우에노, Hotel Comfact 241109-1

2024년 일본 여행지는 도쿄로 정했다.

계획은 아래와 같이 확정지었다:

3박4일 일본여행 중 1일차 계획

출발

새벽에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갔다. 공항에 도착해서 수화물 위탁, 탑승 수속 절차를 밟았다.

검색대에는 액체류 반입이 금지된다. 따라서 물이나 음료류는 검색대 통과 전 미리 폐기해야 한다. 그런데 이 점에 대한 안내가 검색대 진입 전에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음료를 폐기하라는 안내문이 검색대의 줄 중반 가량에 비치된 바람에 줄 선 사람들이 마시는 음료류를 다 저 안내문 단상(?)에 올려두는 참사가 일어났다. 덕분에 단상 위는 먹다 남은 음료수병 천지였다. 눈살이 찌푸려졌다.

물론 저렇게 단상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미 오랜 시간 줄 서서 기다리다 예기치 못하게 액체류 반입 금지 표지판을 마주한 승객의 입장에서는, 그동안의 기다림을 포기하고 음료를 폐기하러 줄에서 중도하차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줄이 길 때는 더더욱.

검색대 진입 전에 미리 액체류 반입에 대한 안내를 더 강하고 명확하게 안내하거나, 최소한 이 부근에 쓰레기 처리코너를 마련해 두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튼.

공항에서 찍어 본 왓츠 인 마이 백. 나중에 자세히 쓰겠지만 저기 있는 가죽지갑은 일본에서 잃어버렸다.. 이 여행이 마지막이었슴.. ㅜㅜ

[내 지갑,, Rest In Peace..]

비행

기다림 끝에 드디어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 창문은 물리적으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버튼을 눌러 차광도를 높이면 자동으로 창문 색깔 자체가 어두워지는 신기한 창문이었다. 차광도를 중간 수준으로 설정하면 바깥이 저렇게 푸르스름하게 보인다.

비행 시간 동안에는 인사이드 아웃 2를 보았다. 예전에 인사이드아웃 2를 본 친구가 나에게 불안이와 닮았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는 불안이처럼 불안한 감정을 크게 느끼거나 안절부절 못 하지는 않지만, 문제가 생기면 신속히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해결책을 생각한 다음에 전투적으로 실행해내는 면에서는 불안이와 맞닿은 점이 있다고 느꼈다. 그래도 위험을 예측하고 위험상황에서 빠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기내식 – 글루텐프리

나는 특별기내식으로 <글루텐프리>식단을 신청했다. 특별기내식 신청자에게는 승무원이 미리 좌석 위에 스티커를 붙여 준다.

특별기내식의 장점은 밥을 미리 먹을 수 있다는 것. 일반식 배식 전에 특별기내식 배식이 먼저 된다. 덕분에 굶주린 옆자리 승객보다 더 빨리, 더 여유있게 식사를 시작할 수 있다.

글루텐프리 식단은 역시 맛있다. 고기는 닭가슴살 패티라 일반식의 소고기나 돼지고기류에 비해 원가는 좀 적게 들 듯 한데.. 뭐 그래도 맛은 있다. 매쉬드 포테이토도 짭짤하고, 드레싱도 향긋하고, 빵도 오돌토돌한 식감이 고소하다. 버터가 안 나온다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여튼 남김없이 다 먹어치웠다.

일본 도착

일본에 도착했고, 바로 공항과 연결된 열차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도쿄로 향했다.

스카이라이너 운임은 2580엔으로 꽤 비싼 편이다. 하지만 스카이라이너를 타야만 타 교통수단에 비해 동선이랑 이동시간 모두 세이브 할 수 있어서 스카이라이너를 이용했다.

스카이라이너는 연식은 좀 되어 보였으나 내부가 무척 깔끔했다. 속도가 무척 빠르게 느껴져서 찾아보니 160km/h라고 한다. 평균속도 180 정도인 KTX와 비슷한데, 스카이라이너 열차가 선로에 덜 안착(?)된 탓인지 KTX에 비해 속도감이 피부로 느껴졌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 일행이었는데, 그 사람들이 나랑 같은 우에노역에서 내린다는 것을 엿들었다. 그 사람들 내릴 때 같이 내리면 되겠다는 생각에 안심하고 잠시 잠을 청했다. 우에노에서 못 내리면 우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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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 호텔 컴팩트 Hotel Comfact

Hotel Comfact는 우에노역 부근의 호텔이다. 우에노역 완전 근처는 아니고 역에서 걸어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빡빡한 여행 일정상 내 호텔 체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적절히 깔끔하고, 적절한 가격에, 적절한 위치인 이 호텔을 골랐다. 나는 1박 약 13만원 가량으로 예매했는데, 도쿄 시내 역세권 + 주말에 이 정도 가격으로 묵을 수 있는 호텔은 많지 않았다.

Hotel Comfact:
https://maps.app.goo.gl/YSegKXRkdvCSUSjH7

호텔에 도착. 외관보다 중요한건 내부라지만 이 호텔 외관은 구글 이미지사진과는 많이 달랐다. 구글 사진에서 보이는 외관은 무슨무슨 디자이너가 설계한 모던한 건축물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보니 내가 찍은 사진에서 보다시피 저 틈새 사이사이의 철골로 된 비상 계단이 무방비하게 노출되어서 허름하고 불안정해 보일 뿐이었다. 건물 사진에도 프사기가 있을 수 있다니..

좌: 구글 사진, 우: 내 사진

아, 그리고 위의 저 <대표사진>은 골목쪽 외관 사진이다. 큰길쪽 입구에는 호텔보다 1층의 드럭스토어 간판만 강조된다.

좌: 큰길쪽 외관, 우: 골목쪽 외관

여튼.

내부 로비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다. 체크인을 하는데 외국인은 100엔을 더 내야 한다고 해서 100엔을 추가로 지불했다. 조식에 대한 안내도 받았다.

호텔 컴팩트는 이름 그대로 컴팩트한 호텔이었다.. 엄청나게 좁았다. 지금까지 가 본 일본 모든 호텔을 통틀어서(그래봤자 3곳 이지만,,) 가장 좁게 느껴졌다.

사실 크기만으로 보면 예전 삿포로에서 갔던 sotesu fresa inn 호텔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여기가 유독 답답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 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더니 그 이유는 화장실이었다. 여기 호텔의 화장실은 정말 말 그대로 비좁았다.

화장실이 건물과 일체화 된 것이 아니라 별도의 가벼운 플라스틱 화장실 모듈을 얹어 놓은 느낌이라 불안정하고 이질적이었다. 화장실 바닥 자체의 높이도 계단 1.5칸 가량으로 꽤 높았다. 일반적인 집은 화장실 바닥이 거실이나 복도 바닥에 비해 좀더 낮은데, 여긴 반대인 것이다.

화장실 내에 제대로 된 공간도 없었다. 변기통이 화장실 문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고, 그 맞은편 벽에 휴지걸이가 있다. 따라서 변기통과 휴지걸이를 피해 들어가야 한다. 겨우 화장실에 진입하더라도 변기를 쓰기 위해 몸을 돌릴 공간이 충분치 않았다. 세면대에도 마찬가지로 여유공간이 거의 없었다. 욕조도 거의 구색 맞추기 용이었고 저기서 맘 편히 샤워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분명 지상에 있는데, 마치 비좁은 비행기 화장실을 사용하는 불편한 기분. <저렴한> <일본> 호텔이기에 광활한 무언가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과하게 작다는 생각은 들었다.

계속 좁다는 것을 강조하게 되지만.. 여튼 지금도 이 호텔을 떠올리면 딱 드는 감정은 <비좁다>이다. 그래도 시설 자체는 깔끔해서 크게 불만족스럽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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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시간을 허비할 수 없기에 짐을 내려놓은 후 방 상태만 한 번 스윽 살펴보고 바로 호텔을 나서서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로 향했다.

가는 길에 신기한 이자카야가 보여서 찍어뒀다. 여기는 밤에 또 옴!

飲み食い処 麗 Izakaya restaurant:
https://maps.app.goo.gl/TRPpAoeWeztiY8eU9

[호기심 자극]

[무슨무슨 사원]

또, 가는 길에 오락실같이 생긴 곳이 있어서 들어가 봤는데, 알고 보니 슬롯머신이 있는 도박장이었다. 저 안에는 오로지 슬롯머신만 있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은 슬롯 삼매경이었다. 예전에 갔었던 강원랜드 도박장 생각이 났다.

여기 슬롯머신들은 슬롯이라는 본질은 같지만 구역마다 각각 다른 테마의 스킨을 장착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스킨의 슬롯들도 많았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꼭두각시서커스 테마 슬롯도 있었다!! 기분 좋아서 꼭서 스킨 슬롯을 몇 장 찍음 ㅎㅎㅎ

꼭두각시서커스 슬롯은 한 번 해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촉박해서 발걸음을 돌렸다.

[꼭서 >_<]

[가토, 시로가네, 마사루]

여튼 그렇게 다시 우에노 Uguisudani 역으로 갔다.

Uguisudani 역

일본 지하철은 한국에 비해 외부로 노출된 구간이 많다. Uguisudani 우구이스다니 역에 다시 도착하니 넓게 펼쳐진 철길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철길과 한적한 분위기와 파란 하늘은 우리가 아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감성을 그대로 담은 풍경을 자아냈다. 이 철길에 비로소 일본에 왔음이 실감났다.

Uguisudani Station:
https://maps.app.goo.gl/S1WaGqXDQLSvGg7z5

[일본 갬성]

이건 일본 택시인듯 한데 위의 모자가 연등처럼 동그랗고 귀엽게 생겼다. 일반적인 택시는 아닌 듯 한데 뭔지 궁금.

지하철. 역별 소요시간을 시간으로 나타내 주어서 좋았다. 처음 탄 지하철은 연두색 JY선인 <야마토네선> 이었는데, 연두색이고 순환선이라서 그런지 서울의 2호선이 연상되었다.

일본 지하철은 한국에 비해 좌석이 훨씬 편했다. 표면 질감만 부드러울 뿐 실질적으로는 딱딱한 한국 지하철 좌석과는 달리 쿠션감이 푹신해서 좋았다. 사진은 이 다음 환승한 지하철에서 찍은건데 푹신함이 사진으로 잘 나타나려나 모르겠다.

환승역인 이케부쿠로 ikebukuro 역

환승하러 이동하는데.. ikebukuro 역 지하 내부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비둘기들을 보고 식겁했다. 정말 충격적이었다.

어쩌다가 들어온 것 같지도 않았던 것이, 비둘기들은 당황하거나 겁먹은 기색 없이 기둥 뒤에 안착해서 아무렇지 않게 털을 고르며 여유롭고 편안하게 쉬고 있었다. 일본에서 본 가장 충격적인 광경 중 하나였다.

[충격적인 일본 지하철 닭둘기]

여튼 그렇게 환승해서 무사히 <네리마역>에 네림 ㅎㅎ

계속..

# Tokyo / Mt. Fuji 202411

Sun [WP]

상대적이며 주관적인 뇌피셜 백과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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