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투어 목적지는 <켄과 메리의 나무>.
Tree of Ken and Mary:
https://maps.app.goo.gl/aLz8t96YaqDiT12JA
켄과 메리의 나무는 무슨 일본 광고에 나온 유명한 나무라고 하는데.. 내가 그 광고를 아는 것도 아니라서 딱히 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투어에 포함되어 있어서 강제로 들르게 되었다.
막상 본 후에도 별 다른 감흥이 없었다. 그냥 허허벌판에 나무 하나. 나무가 Ken and Mary 라서 나무 두 그루가 있을 줄 알았는데 한 그루인게 반전이라는 정도..?
근방에 대부분 관광버스+관광객이었고 사람들이 우르르 내려서 사진을 찍고 우르르 가 버렸다. 덕분에 사람은 엄청 많았다. 사람들이 안 나오게 사진 찍기가 힘들었다. 나무보다는 주변이 더 이뻐서 주변을 찍었다.
다음으로 시키사이노오카(사계채의 언덕)으로 갔다.
[사계채의 언덕]
Panoramic Flower Gardens Shikisai-no-oka:
https://maps.app.goo.gl/3MM2cexhPstrwGcu9
사진으로는 광활함이 표현이 잘 안 되는데, 사계채의 언덕은 넓고 예뻤다. 여기는 겨울보다는 여름이나 가을쯤 꽃이 색깔별로 만개한 사진들로 더 유명한데, 그 시기에 오면 더욱 이쁠 것 같다.
역시 사람이 꽤 있었지만 공간 자체가 넓어서 전에 갔던 나무보다는 사람 피해서 사진찍는게 수월했다.
사계채의 언덕에는 휴게소같은 곳이 있는데, 그 안에 기념품샵이랑 푸드코트랑 주전부리 파는 코너가 있다. 투어 사람들이 다 여기서 점심을 사 먹었다.
이 근방 특산물이 라벤더인지 기념품샵에서는 라벤더 상품을 많이 팔았다. 홋카이도 사람들이 오목눈이새를 좋아하는지 오목눈이 상품들도 많았다.
나도 뭔가를 사 먹으려고 했는데..
여기는 관광지임에도 알리페이(네이버 카카오페이가 일본에서는 알리페이로 결제된다)를 안 받고 현금이랑 일본 paypay 같은 것만 받았다. 푸드코트 뿐만 아니라 주전부리류 파는 코너 포함. 나는 실물카드는 애초에 안 가져왔었고 현금을 오타루에서 탕진했기 때문에 더 이상 현금이 없었다..
수중에 1000엔이 있어서 그걸로 일단 찐옥수수를 하나 사 먹었다. 지폐가 하나도 안 남게 되었다. 옥수수는 맛은 있었지만 찐 지 좀 됐는지 쭈글쭈글했다.
하아…
여튼 그렇게 나와서 다름 목적지로 이동. 이건 중간에 들른 휴게소 사진인데 여전히 라벤더가 많다.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었는데 아이스크림 판매대에서도 알리페이를 안 받아서 못 먹음 ㅜㅜㅜㅜ
그래도 휴게소 슈퍼마켓 코너는 결제가 돼서.. 여우모양 쿠키와 calbee 옥수수맛 과자를 구입했다.
[닝구르테라스]
꽤 긴 이동 시간을 거쳐 드디어 내가 가고 싶던 닝구르테라스에 도착했다. 닝구르테라스는 <요정의 숲>이라는 공예촌인데 인터넷으로 본 사진이 이뻐서 많이 기대한 곳 중 하나였다.
Ningle Terrace:
https://maps.app.goo.gl/emyEVdqKJPfxYKkXA
하지만 실제 접한 닝구르테라스는 많이 기대 이하였다.
동화속 요정마을 같던 인터넷 사진과는 달리 실제로 보니 그냥 예쁜 인사동 쌈짓길.
일단 사람이 너무 많았다. 정말 인파 바글바글. 그리 넓지도 않은 길목에 사람들이 가득했고, 한국어와 중국어로 쉴 새 없이 소음이 들려왔다. 일본 와서 여기서 한국어를 제일 많이 들은 듯. 사진은 최대한 사람이 나오지 않게 찍은 거라 그 인파가 체감이 안 되는데.. 진짜 제대로 사진 한 방 찍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관광객들이 곳곳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 주고 있어서 그 사진 촬영 현장을 피해 다니는 것도 성가셨다.
여기 있는 집들은 대부분 수공예품 파는 가게인데, 대부분 closed 되어있어서 공예품들을 구경할 수도 없었다. 물론 이건 오픈된 시간을 맞춰서 일정을 짜지 않은 투어업체의 잘못이다. 오로지 동선만 고려하고 컨텐츠를 고려하지 않은 채 공장식으로 투어상품을 기획한 듯.
그리고 공예품집에는 대부분 사진 찍지 말라는 표시가 붙어있었음. 사진 못 찍는다는 정책 자체는 자기네들 마음이라지만, 그러면 애초에 이런 관광객 대상으로 한 관광지를 왜 형성해 둔 건지 의문이 생긴다. 방해 안 받거나 사진 안 찍히고 공예 하고 싶으면 아예 입장료를 받거나 따로 공예촌 만들어서 은둔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실질적으로 살 것이나 볼 것도 없고 빙글빙글 돌면서 꼭대기까지 올라오면 현타가 밀려오는, 인사동 쌈짓길의 상위 버전 같은 느낌이었다. 집이랑 배경이 예쁘다는 이점은 있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에 제대로 담을 수가 없었다.
테라스 구역 자체도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 그냥 외부만 구경하는건 5분이면 끝날 정도의 규모였다.
사람이 적었더라면 내 소감이 완전 달랐을 수도 있겠으나.. 이 날 내가 간 시점은 인파가 정말 too much 였다.
닝구르테라스 구역을 탈출해서 주차장 가는 길목이 그나마 사람이 적었다. 눈 많은 구역으로 들어가서 혼자 눈을 만지고 밟으며 놀았다. 나중에 신발이 다 젖었다 ㅜㅜ
버스에서 유일한 식량 calbee 자가비 옥수수맛을 먹었다. 엄청 맛있고 익숙한 맛인데 그 익숙함이 뭔지 긴가민가해서 몇 봉지 계속 뜯어 먹었다. 그러다 유레카! 보노 콘스프 맛인 걸 깨달았다. 여튼 엄청 맛있었다.
여튼 그렇게 투어를 끝내고 다시 삿포로에 도착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