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집이라는 돼지국밥 체인점이 있는데, 이게 유명한 공덕 옥동식 돼지국밥의 아류라고 한다.
옥동식은 돼지곰탕으로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 집으로, 한 번 가서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30분 가량의 웨이팅이 전혀 아깝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맛있었다.
명백집의 돼지곰탕이 이 옥동식 돼지곰탕과 아주 비슷하다는 기쁜 소식(?)을 접하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명백집 분당점
명백집 분당점: https://naver.me/Gj6g8zOm
명백집 분당점은 분당 서현 부근 어느 상가에 위치해 있다.

가게 외관. 하루 100그릇 한정 판매라고 적힌 플랜카드가 걸려 있다.


주말 오전이라 그런지 내부는 한산했다. 4인용 테이블 하나랑 바 형 테이블로 구성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정갈하고 깔끔한 느낌이다.

메인 메뉴는 돼지곰탕 단일 메뉴이고, 사이드로 홍게살 새우만두도 팔고 있다. 혼자 갔기 때문에 만두는 먹지 않았다.




나는 일반 고기양의 1.5배라고 하는 <특 돼지곰탕>을 시킨 후 바 자리 구석탱이에 착석했다.
바 자리에서는 주방이 훤히 보이며, 눈 앞에 수저, 고추가루, 소금, 후추, 간장이 정갈하게 비치되어 있다.


주방은 오픈키친인데, 매우 깔끔하고 잘 관리되고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명백집 맛있게 먹는 법이라고 한다. 간장이 직접 만든 것이라다고 써 있어서 궁금해졌다.

여기서도 하루 100그릇만 판다는 것을 강조한다.
사실 이 부분에서 약간 의문이 들었다.
정말이라면 너무 수지타산이 안 맞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회전율을 높여서 매출 그릇 수를 늘려야 하는거 아닌가? 한 그릇에 몇 만원 하는 프리미엄 곰탕도 아니면서..
하루에 100그릇만 판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악의 날, 즉 모든 사람들이 돼지곰탕 한 그릇씩만 먹고갈 경우 하루 매출액은 100만원이다.
그 날 오는 손님들이 일반곰탕을 위주로 주문할지 특곰탕을 주문할 지 미리 알 길이 없는 데다가 국물과 밥도 모두 무한리필이다 보니 당일 판매용 국물과 고기를 여유롭게 준비할 수 밖에 없을텐데, 그렇게 되면 저 안내서에 나온대로 매번 꽤 많은 재료를 당일 폐기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저 안내서에 나온 대로 딱 100그릇만 팔 리도 없고, 현실적으로 그냥 100그릇 언저리에서 재료 소진시까지 쭉 파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봤다.
이 100그릇 한정 판매라는 문구가 맛집의 자부심처럼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론 긁어 부스럼 같았다.
여튼..

김치/깍두기는 셀프. 깍두기는 맛보기용으로 2개만 가져왔다. 김치는 숨이 좀 죽은 김치로, 무난하게 맛있었다.


겨자와 오징어젓갈을 받았다. 오징어젓갈을 한 번 먹어봤는데, 짭짤하고 맛있었다.
명백집 – 특곰탕

드디어 나온 특곰탕! 파가 뿌려져서 나온다.


얇은 고기가 여러 겹 얹어져 있다. 이 고기를 한 장 씩 떼어서 숟가락에 얹어 먹었다.

설명서에 쓰인 대로 간장+겨자에 찍어서도 먹어 보았다.
이 간장+겨자 조합도 맛은 있었는데, 내가 원래 가장 선호하는 소금+후추 조합이 더 맛있었다.

소금+그라인더로 갈은 후추..!! 고기랑 잘 어울린다.

후추 중독자라서 국밥에도 후추를 가득 뿌렸다.


국물은 당연히 맛있었고, 오징어젓갈과 밥을 같이 먹어보았는데 이 조합도 맛있었다.

고기를 소금후추에 찍어서 냠냠~

국물과 밥이 무한 리필이라서, 국물을 더 리필해 먹었다. 국물을 리필하니 파를 더 뿌려 주셨다.
냠냠.. 꿀꿀 ^^
명백집 후기, 옥동식과의 비교 소감
우선, 명백집 돼지곰탕은 아주 깔끔하고 맛있었다. 그리고, 과연 메뉴 구성이나 컨셉 등 옥동식과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옥동식과 동일 선상에서 비교를 하자니, 옥동식에게 조금 실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옥동식의 돼지곰탕에는 고기가 약간 설익은 채 나오고, 서빙된 후 국밥의 열기로 인해 고기가 마저 익으며 국밥이 완성된다. 반면 이 명백집의 돼지곰탕 위 고기는 완전히 익은 얇은 수육이다.
그래서인지 고기와 국밥의 부드러움과 풍미는 확실히 옥동식이 우위였다.
옥동식과 비교하자면 명백집의 고기는 살짝 질기기도 했다. 얇게 썰었으니 망정이지, 두껍게 썰었으면 좀더 질겼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이 명백집의 깔끔한 돼지국밥 맛 자체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최소 30분 가량의 웨이팅이 꼭 필요하며 웨이팅 때문에 촉박한 느낌으로 빨리 먹고 자리를 떠야 하는 옥동식과는 달리, 여기 명백집은 주말 오전에는 쾌적한 자리에서 여유롭게 국밥을 음미할 수 있다. 불특정다수의 사람들과 부대끼는걸 선호하지 않고, 핫플 웨이팅을 귀찮아 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딱이다.
명백집 체인이 다 아래쪽(?)에 있고 서울과 그나마 가까운 체인이 분당점이라는 점이 아쉽다. 서울에도 체인이 더 생겼으면 좋겠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