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정선 여행: 하이원 팰리스호텔, 운암정 250718~250720 – 1

여름 맞이 여행으로 정선 하이원에 갔다.

일반적으로 휴양지 숙소는 7-8월 성수기에 가격이 가장 비싼데, 골프치는 사람을 타겟으로 한 하이원 팰리스는 더워서 골프 수요가 줄어드는 여름이 오히려 저렴하다고 한다.

오빠랑 나 둘 다 사람 많은 곳을 피하고 효율충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 좋은 조건(?)을 마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이원리조트 팰리스호텔: https://naver.me/GXApUoAJ

여튼,,

첫 날(금요일)은 일 끝나고 저녁 먹고 호텔에 밤 11시쯤 도착했다.

호텔은 백운산 고지대에 위치한다. 이 날 마침 장마기간이었기 때문에 호텔 부근도 비바람이 불었다. 약한 빗줄기가 산안개와 섞여서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기 때문에, 위에서 떨어지는 비만 막는 것이 능사가 아닌 지라 우산을 쓰는 것이 의미가 없는 날씨였다. 덕분에 옷과 머리가 비에 젖었다.

주차장에서부터 자연 미스트 안개비를 온 몸에 머금은 채로 호텔까지 걸어가면서, 예전에 오빠랑 갔던 발리를 떠올렸다. 더 정확히는 발리 아야나에서 야밤에 비를 맞은 채 오빠에게 끌려다니며(?) 길을 헤맸던 그 기억.. 마치 그 때의 데자뷰 같았다. 당시의 추억이 새록새록하기도 했고, 그 때 아야나의 기억이 좋아서 그런지 하이원의 첫 느낌이 좋았다. 비 덕에 무더위가 느껴지지 않았던 것도 좋았고.

여튼.. 첫 날은 체크인 후 바로 잠에 들었다.

하이원 팰리스호텔

다음 날에는 일어나서 호텔 구경을 했다.

아침의 객실은 커튼 사이로 비쳐 오는 자연광이 은은하게 밝혀 주었는데, 이국적이면서도 차분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오빠는 늦게 일어나기 때문에 나홀로 돌아다니며 호텔 구경을 여유롭게 할 수 있었다.

[대충 객실의 아침.. 매우 외국 같다]

이 하이원 팰리스는 위치도 나머지 하이원 숙소 시리즈(?)와 동떨어져 있고, 숙소 자체가 골프 테마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로비에는 골프 컵이랑 골프 관련 동상, 소품 같은 것들이 눈에 띄었다. 골프용품 판매점도 있었음.

그리고 아침 7시쯤에는 앞에 큰 관광버스가 정차해 있었고, 그 관광버스를 타고 온 듯 한 사람들로 로비와 로비의 소파가 꽉 차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골프 옷을 입고 골프 가방을 갖고 있었다.

나는 땡볕과 운동에 약한 편이라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을 완전히 이해하긴 어렵다. 그치만 이 호텔이 그들 덕에 생겨난 공간인 만큼, 덕을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골프 치는 마스코트 강아지]

[대왕 보라 골프공]

[운치 있는 안개]

1층 로비의 골프용품 판매점 맞은편에는 작은 GS25 편의점이 있다.

배가 출출해서 간식을 사러 편의점에 왔는데, 운 좋게도 카운터 아주머니가 키우는 앵무새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주머니가 나무젓가락을 꽂아 주자 부리로 뜯으며 활기차게 노는 것이 너무 귀여웠다.

새가 아기인지 이유식(?)같은걸 먹이는 것 같았는데, 이유식 뜯는 소리가 나자 배고픈 새가 이유식 쪽으로 푸드덕 날아왔다. 까아악 같은 소리도 냈는데, 너무 귀엽고 애교가 많아 보였다.

더 구경하고 만져보고도 싶었는데, 새 주인인 아주머니가 좋아할 지 몰라서 그냥 근처에서 소심하게 구경만 좀 하다가 돌아섰다. 매우 아숩 ㅜㅜ

여튼,,

로비 다른 구역에는 식당과 무인카페가 있었다.

무인카페 이름은 <힐링 라운지>인데 이 카페도 구경했다.

[하이원 팰리스의 힐링 라운지 카페]

[카페 내 서재]

[당구치는 아재들]

카페 한복판에는 당구장이 있다.

당구장 옆을 지나가는데, 아재 한 명이 갑자기 나에게 대뜸 “아가씨! 공 어딨어(요)!” 라고 물었다. 꽤나 공격적인 어투로, 존대인지 반말인지 잘 구분 안 가게 물어봐서 당황..

모르겠다고 대답하니 다른 아저씨들이 그 아저씨에게 저 사람 직원 아니라고 하며 웃었다. 근데 직원한테는 그런 어조로 물어봐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건강 책, 골프 책, 여행 책이 대부분이었다. 연식이 꽤 된 듯 색이 바래 있었다.]

[쏘울 충전시키는 오브제들]

[안마의자를 쓰고 싶었는데 현금이 없어서 fail.. 2000원이나 필요하다.]

[커피머신]

이 카페는 아주 깔끔하고 관리도 잘 되고 넓고 예쁘고 좋았는데,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임산부(카페인 불가) + 당뇨(단거 불가)인 내가 먹을 수 있는 음료가 아예 없었다는 거 ㅜㅜ 메뉴가 죄다 커피 아니면 달다구리였다.

하.. 식당이나 카페에서 메뉴를 고를 때마다 이 임신성 당뇨에 야속함을 느낀다.

여튼..

다행히 1층에는 편의점이 있기에, 편의점으로 가서 흰우유를 사서 삶아 온 계란과 함께 먹었다.

[잘 삶아서 뿌듯한 반숙란]

무인카페 바로 옆에는 하이랜드 레스토랑이라는 식당이 있다.

하이랜드 레스토랑: https://naver.me/IItkMVqJ

[출처: 네이버 지도]

하이랜드 레스토랑은 비싼 가격을 자랑한다. 후기를 보니 맛이 좋다고는 하는데, 미역국이나 순두부나 된장찌개에 만원 후반~이만원대를 지출하는건 영 내키지 않는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인 건 나 뿐이었나 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레스토랑에는 사람이 꽤 많았다.

..

.

여튼,

이후 오빠가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운암정으로 출발했다.

운암정

운암정은 식객에 나왔던 식당을 모티브로 해서 만든 베이커리 카페인데, 아주 예쁘다고 한다. 원래 식당이었는데 카페로 리뉴얼하였다고 함.

운암정: https://naver.me/5pws3jRM

운암정은 하이원리조트 내부 강원랜드 카지노 근처에 위치한다.

내가 2년 전에 강원랜드에 갔을 때는 그냥 내부 실내 주차장을 이용했던 기억이 있는데,
근 2년간 정책이 바뀌었는지, 강원랜드 카지노 건물에 딸린 주차장은 이제 호텔 고객이 아니면 입차조차 할 수 없도록 바뀌어 있었다. 울며 겨자먹기로 지옥의 야외 언덕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하, 언덕 주차장.

이번 여행에서 가장 힘들었던 요소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코 이 <언덕주차장>이 될 것이다.

언덕주차장.. 말 그대로 <언덕>에 위치한다. 주차를 하고 내려올 땐 그나마 걸을 만 하지만, 주차장으로 다시 걸어올라갈 때는 지옥을 선사해 주는, 그런 주차장이다. 그나마 이 날은 날이 더운 편이 아니었지만, 마지막 날 땡볕에서 언덕주차장을 걸어올라갈 때는 정말이지 드러눕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언덕주차장: https://naver.me/xDJZc6Cw

여튼.. 언덕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운암정으로 향했다.

운암정은 언덕주차장 및 강원랜드 건물에서도 좀 걸어가야 하는 위치에 있다. 다행히 장마철 날씨 덕에 땡볕은 아니었던지라 수월하게 걸어갈 수 있었다. 비 개인 후의 공기가 맑고 상쾌했고, 가는 길의 안개와 산과 초목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다.

[운암정 가는 길 – 예쁘다!]

[운암정 마당]

이건 운암정의 메뉴판.

보시다시피 엄청나게 비싸다. 우유가 6000원, 커피는 아아가 8000원, 한방차는 만 원.

무시무시한 자릿세..ㄷㄷㄷ

원래 온새미로라는 저당 디저트 세트를 먹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인터넷에 미리 후기를 찾아 보니 메뉴 특성상 저당이라고는 볼 수 없을 듯 해서 포기했다 ㅜㅜ

나는 화이트페탈 차를, 오빠는 산죽차랑 수리취떡을 시켰다.

[운암정 내부 – 분위기 있고 예쁘긴 하다.]

[수리취떡, 산죽차, 화이트페탈 차]

주문한 수리취떡, 산죽차, 화이트페탈 차가 나왔다.

아무리 그래도 가격이 8000원인데,, 양이 너무 적었다. 저 찻잔이랑 주전자가 엄청나게 작다. 자릿값이 이 정도인가..

뭐, 산죽차가 맛있긴 했다. 산죽차는 내 화이트페탈차보다 훨씬 더 맛있었는데, 맛있는 녹차(세작이나 우전)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고소함과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오빠는 수리취떡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수리취떡의 맛이 너무 궁금해서 아주 조금만 떼어달라고 했더니, 오빠는 진짜 쌀알만큼만 떼어서 입에 넣어줬다 ㅜㅜ

쌀알만한 떡 조각이었지만 미각에 예민해 진 몸이라 그 맛을 어느 정도 느낄 순 있었다. 꽤 달달하다는 생각이 들어 오빠의 혈당이 궁금해져서 한 번 재 봤는데, 식후 30분 혈당이 208이나 나왔다 ㄷㄷㄷㄷㄷ 역시 떡류가 혈당에 안 좋다는 말은 정말이었음.

[비 개인 운암정]

여튼,

잠시 앉아서 수다를 좀 떨다가 수영장으로 향했다.

Sun [WP]

상대적이며 주관적인 뇌피셜 백과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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