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결혼식이라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준비 과정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도 전혀 몰랐다. 그런데 갑자기 많은 걸 한꺼번에 알아가야 하다 보니, 뇌에 과부하가 걸리는 느낌이다.
여튼.. 식장을 정하고 스드메를 위해 플래너와 계약했다.
아직 많이 한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를 결정해 놓은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플래너를 통해 스튜디오 사진 촬영 날짜가 픽스가 되자, 촬영을 위한 오빠용 남자 예복이 필요해졌다.
생각해보면, 스드메도 (내가 원하진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신부 위주이고, 결혼반지도 내 의견이 90% 이상 반영될 것이며, 그 외에도 결혼 준비 전반에서 보통 신부가 의사결정권을 가진다. 플래너나 본식 스냅 같은 업체와 컨택할 때도, 상담을 신랑과 같이 하더라도 결국 최종 결정과 서명은 신부의 몫이라고 기대하는 무언의 분위기가 있다.
여튼.. 여기에 예단 예물까지 생략하다 보니 이 전반적인 결혼 절차에서 남자를 위한 것이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오빠를 위한 걸 하나 챙기자는 차원에서 오빠 예복을 하나 맞추자고 제안했다. 오빠도 나와 비슷한 효율충이라, 굳이 테일러샵 같은 곳에 가서 비싼 맞춤 예복을 하기보다는 파주아울렛에서 나중에도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정장을 사고 싶다고 했다.
이에 양복을 사러 파주아울렛으로 갔다.
참고로, 내가 핸드폰을 차에 놓고내려서 -_-;;; 사진은 없다.. ㅋㅋㅋ
파주아울렛 – 보스 매장에서 양복 구매
– 폴스미스
우선 오빠가 원하던 브랜드인 폴스미스로 갔다.
폴스미스 정장은 상의와 하의 사이즈를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없었다. 예를 들어 50 상의 + 48 하의처럼 따로 매치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오빠의 상의 사이즈에 맞춰서 하의를 고르면 바지 허리가 심각하게 헐렁거렸다.
뿐만 아니라 바지 핏 자체가 엉덩이는 헐렁한데 밑단은 좁아지는 이상한 디자인이었다.
– 보스
다음으로, 근처에 있는 BOSS 매장에 갔다.
여기에는 위아래 사이즈를 섞어서 구매할 수 있는 정장이 있고, 폴스미스처럼 일체형 사이즈(?)인 정장도 있다.
그 중 일체형 사이즈임에도 오빠랑 디자인과 핏이 모두 잘 어울리는 네이비색 정장이 있었다.
오빠한데 진짜 갤럭시 같은 매장 더 가 볼 생각 없냐고 물었는데 오빠가 그냥 이거 사고싶대서(요시~) 바로 BOSS 에서 구매!
셔츠까지 97만원정도 들었다.
바지 밑단 수선
1층(지하인가?)에 수선실이 있길래 바지 밑단 길이만 수선을 맡겼다.
수선료는 2만원이다. 원래 밑단수선은 만원인데, 밑단에 보스 시그니처인 무슨 스티치(?)를 남기면서 수선하면 만언 추가라고 함.
빈폴에서 추가 셔츠+바지 구매
오빠가 캐주얼 사진 찍을 떄 입을 옷도 없다고 해서 ;; 빈폴에서 셔츠랑 바지도 샀다. 다 네이비색..!!
오빠가 남색을 좋아한다는걸 알게 되었다.
셔츠+바지에 21만 2천원 정도 들었다.
밥 먹기
여튼..
배가 고파져서 푸드코트에 갔다.
국물이 땡겨서 처음에는 순두부찌개를 시켰는데, 이날 유난히 컨디션이 안 좋았던 데다가, 입덧까지 심하게 올라와서 그런지
순두부찌개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비리게 느껴졌다.
그래서 내 순두부는 그대로 오빠가 먹고;; 나는 추가로 쌀국수를 시켰다. 다행히 쌀국수가 패스트푸드 수준으로 빨리 나왔고, 향도 전혀 비리지 않아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그렇게 만족스럽게 쌀국수를 싹싹 비운 후 집에 갔다.
3시 40분쯤 파주아울렛에 도착해서 6시 40분쯤 나섰으니 3시간 만에 밥까지 먹고 알차게 쇼핑한 셈. 뿌듯했다.
양복 구매 후 느낀 점
오빠가 구매한 양복을 무척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서 무척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 입장에서도 스튜디오 촬영과 결혼식에 300만 원에 육박하는 스드메 비용을 장렬히 태우는 것보다는, 오빠의 양복처럼 뭔가 실물이 하나라도 남을 수 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 준비의 특권인 공주님 놀이를 강하게 원했다면 모를까, 몇백만 원씩 내고 비싼 공주님놀이 하는 것의 효용이 솔직히 크게 와닿지 않는다. 나처럼 크게 관심이 없던 사람에게는 무의미한 강제 인형놀이에 불과한 것 같다.
물론, 결혼 준비 과정 자체가 완전히 싫은 것은 아니다. 스튜디오 촬영이나 비싼 화장받고 드레스 입어보는 과정 자체는 나름 재미있었고, 꽤 신기한 경험이었다.
문제는 비용이나 과정의 합리성이다. 구색 맞추기를 위해 가장 저렴한 스드메를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기본 지출이 어마어마하다. 또, 준비 과정에서 맞닥뜨린 전반적인 <웨딩> 업계의 풍토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너무 많아서 준비 과정 자체에 불만족스러움과 스트레스를 느낀다.
여튼.. 그래서 실물 양복과 셔츠, 바지라도 수중에 남는 오빠가 부러워지기도 했다.
물론 나중에 반지는 내 마음대로 할 거지만 -_-ㅋㅋ (난 반지 18K 로 속 꽉꽉 채워 살거다)

후..
여튼.
그렇게 파주 양복 투어를 무사히 마무리 했다.
끗
진척 상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