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폴드의 토프레 무접점 키보드 FC980c 30g를 사용하고 있다.
2020에 사서 집에서 잘 쓰다가 너무 만족해서 2021년 회사용으로 똑같은 것을 하나 더 구입했고, 이후 이 두 대를 지금까지 주력기로 사용 중이다.
이 키보드의 내돈내산 4년 사용기를 올려 본다.

레오폴드 FC980C를 구매한 이유
가벼운 키압과 컴팩트한 배열이 FC980C의 주 구매 이유였다. 좀더 자세히 얘기해 보자면:
1. 무접점 30g의 가벼운 키압
대충 키압이 가벼운 기종 몇 개를 알아본 후 타건샵에 가서 직접 타건해 본 후 이 녀석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키보드를 여러 개 사 모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시행착오 없이 오로지 하나의 주력기를 살 생각이라면, 무조건 직접 타건해 보고 구매하는 것을 권한다.
기계식 키보드의 후기나 타건 영상들은 유튜브나 블로그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간접 경험으로는 실제 타건감을 가늠하기 어렵다.
기계식 키보드의 타건감에 대해서는 “보글보글하다”, “도각도각하다”, “도글도글하다”, “서걱서걱하다”, “부드럽다”, “반발력 있다” 같은 다양한 표현들이 사용된다. 한글의 위대함을 이런 의외의 분야에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만 표현의 언어적 아름다움과 실제 느끼는 타건감 간의 갭은 크다.
타건 ASMR 영상도 마찬가지. 유튜브에서 수많은 타건 ASMR 영상을 찾아볼 수 있지만, 달그락달그락 소리가 주는 청각적 미감은 실제 손가락으로 느끼는 감각과 직결되지 않는다. 결국 타건 소리만 들어서는 사용감을 알 수 없다.
따라서 주력기 구매시 꼭 직접 타건을 해 보기를 추천한다.
나도 처음엔 FC980C는 너무 비싸서 구매리스트에서 완전 배제했었고 적정가의 다른 키보드만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타건해 보니 이 FC980C의 타건감이 압도적으로 좋았다. 이에 더 이상의 망설임이나 고민 없이 이 녀석을 구매하게 된 것이다.
이후 FC980C랑 비슷하다는 한성 무접점 키보드도 사 봤는데, 비슷한 편이지만 묘하게 이 FC980C가 타건 만족도가 더 높다 ㅎㅎ
2. 컴팩트한 98keys 배열
FC980C의 키 배열은 일반적인 풀배열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축소된 형태의 98keys 배열이다.
레오폴드 홈페이지에서는 98keys 배열이라 표기하고, 나무위키에서는 이 배열명을 96% 배열이라고 한다.
96% 배열 외에도 98%배열, 98keys, 99keys, 100keys, 라세배열, cp배열, 1800배열 등 제조사나 유저마다 이 배열을 부르는 명칭이 다양하다. 이 배열에 심는 delete, home 키의 위치나 키 개수가 제조사마다 조금씩 다른 것이 이런 명칭 혼란에 일조한 듯. 여튼 이 배열 명칭은 좀 통일되었으면 한다.


[출처: 나무위키 키보드/레이아웃]
풀배열은 가로로 너무 길기 때문에 타자 칠 때 팔의 가동범위가 넓어져 성가시다. 마우스 위치도 멀어져서 리치가 길어지는 점이 불편하다.
텐키리스 배열은 텐키를 못 쓰는 것이 불편하다.
효율충인 나에겐 역시 이 컴팩트한 98keys 배열이 짱인 듯 ㅎㅎ
레오폴드 FC980c 특징
1. 사양
사양 중 중요한 부분만..
토프레(Topre)사 스위치를 사용한다는 정도만 참고하면 될 듯..
스위치: 정전용량 무접점 (Topre 사) 배열: 980배열 / 98keys 키압: 30g 균등 크기: 386.6mm x 145.2mm x 195.~37.7mm (가로,세로,두께) 무게: 1.1kg 전원 작동 방식: 유선 탈착식 (마이크로 5핀) 키캡: PBT 염료승화 동시 입력: 6+1Key 키 스트로크: 4±0.5mm |
2. 하드웨어
평면 사진:

배면 사진:

다리 사진:

이상한 공식 (문송합니다):

딥스위치 사진 (사용해 본 적은 없음):

연결선 (5핀 방식을 사용한다. c 타입 사용 불가..!):

[좀 닦고 찍을걸 하는 후회가 드는 적나라한 사진들..]
마지막으로 FC980C에는 기계식 키보드에는 으레 있는 LED 라이트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쓸데없이 반짝거리고 전력만 먹는 LED를 불호하는 나에겐 아주 만족스러운 요소이다.
레오폴드 FC980C 실사용 후기
우선 4~5년 쓴 내 키보드 사진을 공개한다..!
1. 회사 실사용 키보드
이게 더 나중에 산 키보드인데 사용 환경이 안 좋아서인지(?) 더 더러워졌다.


[더러움 주의..]
플라스틱 커버가 없어져서 먼지나 이물질같은 오염 물질 차단이 안 된다..
주기적으로 소독티슈로 닦고는 있지만, 검정 색상 때문에 먼지가 조금이라도 묻으면 티가 너무 잘 난다. 오염이 덜 티날 거라고 기대하고 검정색으로 산 것인데, 어두운 검정색 배경에 묻은 먼지가 오히려 더 잘 보여서 외관상 안 좋다 ㅜㅜ
2. 집 실사용 키보드
집에서는 커버를 사용하기 때문에 덜 더럽다.



[커버]
3. 타건감
30g의 낮은 키압 덕에 타자칠 때 저항과 로드가 적어서 손이 덜 피로하다. 키감을 굳이 표현하자면 가볍게 서걱거리는 느낌이다.
타건소리는 일반 기계식 키보드에 비해 비교적 작고 덜 쨍하다. 무접점이라서 그런 듯.
앞서 이런 언어적 표현으론 타건감을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고 했는데, 맞다. 이 설명 역시 내 주관적인 느낌일 뿐이기 때문에 타건감의 미묘한 느낌을 다 담아내지는 못 한다.
4. 레오폴드 FC980C의 장점
장점은 이 키보드를 산 이유와 같다.
(1) 낮은 키압과 타건감.
낮은 키압과 무접점 방식으로 인한 가벼운 타건감이 최대 장점이다. 아직도 타건할 때마다 기분이 좋다.
(2) 컴팩트한 98keys 배열
컴팩트한 98keys 배열 덕분에 손이 작고 손가락이 짧은 나에게 적절한 가동범위를 제공한다. 또한 마우스를 조작할 공간도 가까이 확보되어 편리하다.
4. 레오폴드 FC980C의 단점
(1) 우선 가격.
내가 살 때 정가 28만원쯤 했던 것 같다. 리더스키에서 구매했었는데 현재는 판매 페이지에서 사라짐.
지금 보니 이 30g은 단종되었고, 45g 제품만 공홈에서 판매되고 있다. 공홈에 있는 45g는 정가에 판매되고 있는 반면 단종된 30g 키보드는 가격이 3~50만원대로 올라가 있다;;

[네이버 쇼핑 – 선 넘은 가격상승]
(2) 일반적이지 않은 98keys 배열.
이 배열이 앞서 말한 이유로 사용자에게는 장점인데, 이 배열에 익숙해지면 시중의 일반적인 풀키 배열 키보드에 적응이 어렵다는 불편함이 있다.
예를 들어, 예전에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공용컴퓨터를 사용할 일이 있었는데, 익숙한 98keys 배열이 아니다 보니 오타가 자주 나고, 리치도 헷갈리고, 낯설고 어색했다.
또한 제품 선택의 폭이 제한된다. 98keys 배열 제품을 출시하지 않는 회사도 많아서 스위치가 마음에 들어도 배열이 안 맞아서 구매를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기 쉽다.
(3) 단종 이슈.
앞서 말했듯 30g은 이미 단종되어 이제 더이상 구할 수 없다.
이에 이 키보드가 고장나면 다시금 키보드 유목 생활을 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있다.
(4) 검은색 색상과 시안성.
흰색으로 살걸 하는 후회가 있다.. (그렇다고 키캡 바꾸긴 귀찮음)
우선 키보드 색상이 어두운 검정색이라 키보드에 앉은 먼지나 이물질이 잘 보여서 더러움이 도드라진다. 미관상 좋지 않음.
또한 시안성이 안 좋다. 검정색 바탕에 조금 더 진한 검정색으로 숫자/부호가 인쇄되어 있다 보니 키보드 자판이 잘 읽히지 않는다. 특히 어두운 환경에서는 거의 식별이 불가능하다.
나는 독수리타자라 키보드 배열을 다 외우지 못 했는데(피아노도 건반 보고 쳐야 함), 흐름을 타며 타자 칠 때는 괜찮지만 어느 순간 헷갈리기 시작하면 자판에 인쇄된 부호를 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이 키보드 인쇄의 낮은 시안성 때문에 이럴 때 불편하다.
이런 이유로, 시간을 되돌려 이 키보드를 다시 사는 순간이 온다면 화이트를 샀을 것 같다.
…
..
.
여튼..
FC980C로 이 리뷰를 쓰면서 귀요미 FC980C에 대한 애정이 다시금 샘솟는 한편, 단종에 대한 불안감이 생겼다.
몇년 전 궁금증에 키크론과 한성컴퓨터 키보드를 구매해 봤지만 이 키보드만큼 만족스럽지 않아 결국 처박혀 있었는데.. 급 대체재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들어서 충동적으로 독거미 키보드를 구매;; 지금 중국에서 배송 오는 중이다 ㅋㅋㅋ
조만간 독거미 키보드를 받아보면 그 리뷰도 써 봐야지!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