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인 11월 11일.. 자전거 트래킹을 하다가 지갑을 분실했다. 거의 모든 포스팅에서 지갑 지갑 거리지만,, 어쩔 수 없다 ㅋㅋㅋㅋ
여튼 돌아갈 버스비 때문에 최소한의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현금 확보 방안에 대해 일본 여행 단톡방에 들어가서 조언을 얻었다. 그러면서 분실한 지갑을 경찰서에서 찾은 경험담도 입수했다.
[코방 신고에 대한 내용이 더 있었는데 방을 나오면서 기록이 없어짐 ㅜㅜ]
솔직히 지갑에 있던 현금 약 5000엔에 대한 희망은 거의 버린 상태였지만, 혹여나 지갑 껍질만이라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에 11월 12일 아침, 가와구치코 police box – Koban 에 분실신고를 하러 왔다.
참고로 내 여행자보험의 커버 범위를 조회 해 보았는데 분실까지는 보험 커버 범위가 아니란다.
일본의 코방 – Koban; Police box; 지구대; 파출소
일본 경찰서에는 Police station 과 Police Box(코방)의 두 종류가 있는데, 나 같은 간단한 분실 신고는 Police Box(코방)에 하면 된다. Police station는 명실공히 경찰서고, Police Box 는 파출소나 지구대 개념이다. 분실물, 길찾기, 간단한 범죄신고 등 주민 편의를 위한 간단한 민원을 담당하는 곳이라고 이해해도 될 듯 하다.
코방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K%C5%8Dban
여기서부터는 코방이라고 부르겠다.
가와구치코 코방 – Kawaguchiko Police Box
내가 방문한 코방인 Kawaguchiko Police Box 은 가와구치코 역 근처에 위치한다. 전날 자전거를 빌린 rental cycle puu-san 과도 가깝다.
Kawaguchiko Police Box : https://maps.app.goo.gl/z9tkrUVRmRccWtk27
[꼬마 꼬방]
[코방의 귀여운 꼬마경찰차(?)]
[현상수배]
코방 내부는 좁았고, 경찰복(?)을 입은 나이가 지긋하신 경찰 할아버지가 한 분 계셨다. 다행히 나 말고 다른 민원인은 없었다.
우선 내 지갑이 분실물로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날 바로 일본을 떠날 예정이므로, 이미 입수된 지갑이 없는 이상 굳이 분실신고까지 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하지만 호기심에 분실 신고까지 진행해 보았다.
분실물 신고가 으레 있는 이벤트인지, 경찰 할아버지는 능숙하게 분실물 신고 절차를 진행해 주셨다. 대화는 구글 번역기를 통해 필담으로 진행되었다.
육하원칙 중 when, what, where, how 에 따라 내 지갑의 분실을 신고했다.
- when: 11월 11일 약 오전 11시~12시
- what: 지갑 (+ 안에 들어있는 현금과 카드) 및 외관과 특이사항
- where: 세븐일레븐 7-Eleven Fujiyoshida Asahi 3-chome 지점과 Kawaguchiko-ohashi Bridge 사이의 길
- how: 자전거 타다가 떨어뜨림
내 인적사항인 이름과 연락처, 국적 등도 알려드렸다.
[필담,,]
[저 신고서를 작성했다]
경찰 할아부지는 신고 절차 진행할 때는 내내 무표정에 심드렁해 보이셨는데, 신고가 다 끝나자 나에게 본인 친척이 한국에 있어서 한국에 7번 정도 왔었다, 후지산은 벚꽃이 예쁘다, 후지산 아름다우니 또 와라 등 엄청 좋은 얘기를 해 주셨다. 본인이 찍으신 가와구치코 호의 예쁜 사진도 보여 주셨다.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뜻밖의 친절함에 지갑을 잃은 억울함과 설움이 녹아내렸고, 약간 울컥했다 ㅠ_ㅜ
여튼.
기대도 안 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지갑 연락은 오지 않았다.ㅋㅋ
천연 가죽제 지갑이니, 기왕 이렇게 된 거 부디 가와구치코 토양의 좋은 밑거름이 되어 초목을 무럭무럭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되었으면 한다.
[널 이제 놓아줄게..]
여튼 결론적으로 일본에서 지갑을 잃어버린다면 이렇게 근처 코방(police box)에 분실 신고를 하면 된다는 거.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고, 의외로 협조적이다. 운이 좋다면 지갑은 되찾는 기적을 마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물건은 안 잃어버리는 것이 베스트다 -_-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