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구치코의 첫 끼.
오뎅바 <나베짱>에서 저녁을 먹었다.
사실 원래는 이 날 호우토우를 먹을 예정이었는데, 바오바오를 버스에 놓고 내리는 멍청한 짓을 하는 바람에 -_- 원래 가려던 유명한 호우토우 식당은 동선이 맞지 않아서 가지 못하게 되었다. 숙소 근방의 다른 평점 좋은 호우토우 식당은 만원이었다.
원래 가려던 식당인 <호우토우 코사쿠>: https://maps.app.goo.gl/8SwUUa479x32jCN77
여튼 구글 지도를 뒤지는 중 거리도 가성비도 평점도 좋으면서 일식을 파는 이 <나베짱>을 발견하였다.
나베짱 (Nabechan)
Nabechan: https://maps.app.goo.gl/C6oUhreWXP7snacB6
나베짱은 숙소 부근 길목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일본식 오뎅바인데, 주인장이 친절하다는 평도 있고 로컬 식당 같은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여기를 선택했다.
나베짱 내부
내부는 좁고, 자리는 오마카세처럼 바 형식이다.
[원래는 저기에 다른 손님이 앉아 있었는데, 손님이 일어섰을 때 살짝 찍었음.]
[벽면.. 포스터가 덕지덕지 붙어있어서 일본 선술집 느낌이 제대로 난다]
[천장에도 명함이 다닥다닥 붙어 있음 ㄷㄷ]
메뉴
나베짱의 메뉴는 대부분 식사보다는 술안주 같은 메뉴이다. 또한 여기는 <상차림비>, seat charge 400엔이 추가로 부가된다. nabechan rule 이란다. 나베짱에 오면 나베짱의 법을 따라야지..ㅋㅋ
여튼 나는 여기서 오뎅세트와 plum wine 를 시켰다. plum wine은 늘 마시던 하이볼에서 변주를 주고 싶은 마음과 자두로 만든 와인이 뭘까 하는 궁금증에 시켜 본 것인데, 그냥 달달한 매실주였다.
오뎅세트, Japanese Oden Set 에서는 저 오른쪽 메뉴의 Oden Lineup 에서 5개의 오뎅을 고를 수 있다. 5뎅이라서 5개 골라야 하나 보다.
나는 4, 6, 8, 12, 17번을 골랐(던 것 같)다. 4번 새우볼, 6번 튀긴두부, 8번 돼지고기가 들은 튀긴두부, 12번 튀긴 생선오뎅, 17번 캐비지 롤.
벽면에도 메뉴가 붙어 있다.
나베짱 음식
먼저 애피타이저로 두부를 준다. 이 두부가 seat charge 에 포함되어 있는 듯. plum wine, 매실주도 바로 나왔다.
가루 양념같은 것(?)과 겨자도 준다. 오른쪽 통은 다 먹은 꼬치를 꽂아두는 용.
오뎅은 저 탕에 담겨 있고 주인아저씨가 그냥 바로 꺼내 준다. 따라서 오뎅도 나오는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드디어 나온 오뎅!
[아름다운 자태]
우선 애피타이저 두부!
엄청 맛있었다. 가스오부시, 간장, 파, 기름(?)이 들어간 것 같은데 엄청 맛있었다. 두부 자체가 부드럽고 고소했고 소스도 알맞았다.
4번: 동그란 새우볼.
고소하고 무난했다.
12번: 튀긴 생선오뎅
이거 아주 맛있었다!
물컹하지 않고 단단한 식감이라서 씹을 때 나오는 고소한 맛을 음미할 수 있었다.
17번: 캐비지 롤
이건 캐비지 롤이었는데, 그저 그랬다.
안에 돼지고기 다진 것이 들어있는데, 고기가 다져지면서 고기 식감이 사라졌고, 푹 끓여지면서 육즙도 국물에 빼앗겼다. 그래서 이도 저도 아닌 뭉클한 식감의 무언가만 양배추 안에 남아있었다.
양배추 또한 너무 오래 끓여져서인지 뭉게지는 식감이었고 섬유질만 조금 남아있는 느낌이었다.
8번: 돼지고기가 들은 튀긴 두부
이건 유부 껍질에 다진 돼지고기+당근이 들어 있는 품목이다.
마찬가지로 그저 그랬다.
아무래도 고기류가 들어간 오뎅 품목은 장시간 국물에 담궈지다 보니 고기의 육즙과 풍미가 다 빠져나가고 물컹한 식감만 남게 되는 것 같다. 잘못 고른 듯..
6번: 튀긴두부
앞서 <장기간 끓인 다진 고기> 품목에 대해 본의 아니게 혹평을 했었다.
하지만 그림자가 있다면 빛이 있기 마련. 자연히 고기에서 빠져나간 육즙의 수혜를 보는 품목도 있을 것이다. 튀긴두부가 바로 그것이다.
튀긴두부는 스펀지같은 두부 재질(?)의 특성상 육수를 흠뻑 머금고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장기간 끓여진 고기, 야채, 오뎅의 엑기스가 스며들어 있어서 엄청 맛있었다.
나베짱 방문 소감
나베짱의 음식은 매우 맛있었다! 다른 음식도 먹어보고 싶었다.
사실 처음에는 유명한 호우토우 집에 가지 못함에 아쉬운 마음이 컸고, 그냥 시간 때우고 배 채우는 대안 식당 정도로 여기며 나베짱에 들어왔었다.
그런데 막상 나베짱에서 음식을 먹어보니 음식도 생각 외로 맛있었고, 주인장도 친절했고, 무엇보다 분위기가 완전 일본 스타일인 현지 식당이라서 만족했다. 덕분에 호우토우에 대한 아쉬움을 덜 수 있었다. 관광객으로 점철되어있을 호우토우 코사쿠에 가는 것보다 오히려 나았겠다는 생각도 했다. (사실 정신승리임)
여튼..
먹다 보니 가와구치코 역에 바오바오가 도착할 시간이 다 되어 가서,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일어났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