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가와구치코: 음악과 숲의 박물관, 오이시 공원 241111-2

지갑을 잃고..

다시 Kawaguchiko-ohashi 다리를 건너..

다음 목적지인 <음악과 숲의 박물관>으로 향했다.

다리를 건넌 직후 박물관으로 가는 최단거리 경로에는 왜인지 자전거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돌아갔다.

원래 경유해 가려던 길: Mt. Fuji Photo stand https://maps.app.goo.gl/jBHbTWA9BNfW7qYX9

가는 길에 단풍이 예쁘게 들어 있어서 보기 좋았다. 올해 요상하게 포근했던 가을 날씨 때문인지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단풍을 많이 보지 못했는데, 가와구치코의 단풍이 그 아쉬움을 달래 주었다.

음악과 숲의 박물관 – Kawaguchiko Music Forest Museum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지갑(의 현금) 없이 음악과 숲의 박물관 입장료를 낼 수 있냐는 것.

핸드폰이 있으니 <알리페이>결제만 가능하다면 노 프라블럼. 그러나 지난번 홋카이도에서의 경험으로 일본 관광지에서 알리페이를 도입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굉장히 큼을 알았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을 안고 음악과 숲의 박물관으로 자전거를 달렸다.

Kawaguchiko Music Forest Museum: https://maps.app.goo.gl/UHPcG6N5PEbYTkzm6

여튼.

그렇게 음악과 숲의 박물관 – Kawaguchiko Music Forest Museum에 도착했다.

박물관 앞의 거대 오르골이 방문객을 반기고 있다.

..는 입장료 알리페이 안 됨 ^^..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섰다. 대신 입장료 지불이 필요 없는 박물관 앞 정원을 한 바퀴 돌았다.

아래는 A7C로 찍은 사진들!

[꽃 사진만 엄청 찍음ㅋㅋ]

떠나기 전 아쉬운 마음을 담아 거대 오르골을 마지막으로 한 번 돌려보았다.

오이시 공원으로 향하는 길

지갑을 잃어버린 건 진짜 진짜 킹받았으나,, 그것 외에는 꽤 만족스러운 후지산 여행이었다.

우선 날씨가 엄청 좋았다. 날씨로 생각하면 정말 최고의 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 전날도 비가 왔고 다음날도 비는 안 왔지만 이 날 만큼 쾌청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비가 오거나 흐리면 안개가 껴서 후지산을 거의 못 본다고 하는데, 그런 점을 고려하면 이 날 11월 11일의 날씨는 최고의 행운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앞서 말했듯 후지산은 파란색이 잘 어울리는데, 맑은 날씨 덕에 하늘이 딱 맑고 예쁜 SkyBlue색을 띄었고, 가와구치코 호도 그 색을 함께 머금었다.

햇볕도, 분명 자전거 타는 나그네에겐 부담스러운 뙤약볕이었지만, 가와구치코 호에 내려앉은 햇살은 이내 일렁이는 수면에 반사되어 눈부시게 반짝였다. 감동적으로 예뻤다.

여튼..

맑은 날씨 덕에 비단 가와구치코 호 부근에서 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달리던 길목의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후지산을 볼 수 있었다.

가와구치코에 오면 후지산을 찾을 필요 없다 – fujisan will find you.

(날씨가 좋다는 전제 하에)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후지산은 파리의 어디서든 볼 수 있다는 에펠탑을 생각나게 했다.

그리고 후지산이 보이는 장소 자체가 희소성이 있지는 않으므로, 결국 후지산 뷰를 논할 때 후지산이 ‘보이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보이는지’가 중요해졌다. 즉 후지산+주변 전경을 얼마나 아름답게 두 눈과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지가 후지산 뷰 관광 명소의 핵심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아름다운 후지산 뷰로 유명한 <오이시 공원>은 꼭 한 번 들르고 싶은 곳이었다.

오이시 공원으로 가는 길목에서 본 후지산이나 가와구치코 호도 꽤나 아름다웠다. 내 비루한 카메라로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것이 못내 아쉬울 뿐.

[중간중간 자전거를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자전거가 하늘색인 점도 마음에 든다]

[반짝이는 호수]

[평화로운 가와구치코 호와 후지산]

[거미랑 거미줄이 보여서 찍었는데 사진이 잘 나오진 않음 ㅜㅜ]

오이시 공원까지 가는 여정은 사실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우선 music and forest museum 을 지난 후 얼마 가지 않아, 엉덩이가 아프기 시작했다.

전기자전거의 안장이 엄청 딱딱했는데, 앞서 말했듯 길이 자전거 친화적으로 포장되어있지 않다 보니 자꾸 안장에 엉덩방아를 찧게 되었다. 누적된 충격으로 내상이 생겨 엉덩이에 아주 약한 충격만 받아도 통증을 느끼게 되었다.

지갑 분실 때문에 꽤 먼 거리를 되돌아갔다가 다시 오게 되면서, 체력 방전이 심했다. 비록 자전거가 전기자전거였지만 엔진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전력으로 페달 밟는 추진력만 조금 주는 정도이므로, 기본적으로 내가 페달을 밟긴 해야 자전거가 앞으로 간다. 어쨌든 다리가 원운동(?)을 계속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 움직임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체력은 나의 문제라 하겠으나 온도는 아니다. 오이시 공원까지 가는 거리는 생각보다 멀었고, 기온이 점점 상승하면서 엄청나게 더워졌다. 추울까 챙겨온 핫팩이 무색했다. 날 맑은 것은 장점이었다만 너무 더웠다.

맑은 날 가와구치코 부근 자전거 트래킹을 할 생각이라면 11월이 그나마 마지노선이고 그 전(ex 10월, 9월, 8월,,)은 정말 비추다. 진 짜 진 짜 덥다. 경고했음..!

후드나 얼굴에 붙는 하루살이를 계속 털어내야 하는 것도 꽤나 거슬렸다.

여튼.

그렇게 오이시 공원에 도착했다.

오이시 공원

[자전거 세워두는 구역이 따로 있다]

[엄청난 차와 사람]

도착 후 너무 더워서 오이시공원에 딸린 휴게소(?)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유명한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파는데.. 현금이 없었기에 과연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알리페이>로 구매할 수 있을지 두근두근했다.

..는 fail ^^

여기 라벤더 아이스크림은 현금결제만 받아서.. 사 먹을 수가 없었다 ㅜㅜㅜ

눈물을 머금고 기념품샵을 한 바퀴 돌며 구경했다.

[후지산 모양 생수]

오이시공원 앞 정원도 걸었는데, 정말이지 사람이 너무 많았다.. 계속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턱에 후지산이 제대로 나오면서 행인이 안 나오는 사진을 찍기도 어려웠고 무엇보다 너무 더웠다 ㅜㅜ

여기서부턴 A7C 사진..

솔직히 너무 덥고 힘들고 기진맥진한 상태라서 오이시 공원에서는 오히려 후지산 뷰를 제대로 감상할 겨를이 없었다.

[나를 약올린 대형 라벤더 아이스크림 모형]

휴게소 내부에 2층 카페테리아가 하나 더 있었다. <혹시나> 알리페이를 받는지 보려고 힘겨운 걸음을 내딛어 2층까지 올라갔다.

[후지산 blue curry 도 팔음]

[아이스크림..! 홋카이도 우유를 쓴다고 함]

요시~~!

알리페이를 받는 이 아름답고 대견한 2층 카페테리아 ㅎㅎㅎ

라벤더맛 아이스크림이 아닌 것은 아쉬웠지만.. 일단 우유맛으로 하나 샀다.

여기 2층 카페테리아 아이스크림의 콘은 쿠크다스(?)같은 것으로 되어 있고, 아이스크림에는 홋카이도산 우유와 유지방이 함유되었다고 한다.

맛은 확실히 2층 아이스크림이 더 좋을 듯!

[바글바글]

[집념의 아이스크림-후지산 샷]

[블루커리를 시킨 테이블 몰래 찍어봄]

[오이시공원 아이스크림 오이시~]

여튼..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다. 아직 2시반 정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체력 문제로 더 이상의 자전거 트래킹을 포기하고 숙소로 향했다..

오는 길은 정말 힘들었다 ㅠ_ㅜ 일단 엄청 고단한 상태였다. 엉덩이도 너무 아파서 후리스를 엉덩이에 대고 자전거를 탔다. 단차가 심한 구간이 나오면 충격을 피하기 위해 자전거에서 일어섰다.

[오는 길에 찍은 후지산 사진. 사진에 피곤함이 묻어나온다]

가와구치코 로손

무사히 가와구치코 역 근방에 도착.

Puu-San 자전거 렌탈소에 자전거를 반납했다.

렌탈소 근처에 후지산 포토스팟으로 유명한 <가와구치코 로손>이 있어서 나도 사진을 찍으러 갔다.

확실히 로손 편의점 건물 뒤에 후지산이 겹쳐보이는 구도가 잘 나오고, 로손 로고의 파란색과 후지산의 파란색이 잘 조화되었다. 괜찮은 포토스팟임에는 분명했다만,, 역시 사람이 너무 많아서 문제였다.

로손 건물을 찍으려는 사람, 로손을 배경으로 인물사진을 찍으려는 사람, 찍는 김에 로손 안에 들어가는 사람, 로손 앞을 경유해서 갈길 가는 사람, 로손 근처를 배회하는 사람 등 별별 사람들이 다 로손 앞 주차장에 몰리다 보니 무척 혼잡했다.

나름 길까지 건너 가며 사진을 찍어 보았으나 인파와 차 때문에 사진찍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고, 결국 딱히 마음에 드는 사진도 건지지 못했다 ㅜㅜ

가와구치코 로손 맞은편에는 가와구치코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있었는데, 세븐일레븐은 포토스팟인 로손과 비교해서 확연히 유동인구나 손님이 적었다.

그런데 이 세븐일레븐에서도 후지산이 꽤 잘 보인다. 다만 편의점 정문의 방향이 로손과는 반대이기 때문에, 가와구치코 로손처럼 세븐일레븐 로고와 함께 나오는 후지산 사진을 찍을 수는 없다.

하지만 세븐일레븐에서도 후지산을 볼 수는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 탁 트인 세븐일레븐 앞마당(?)을 활용한 또다른 후지산 포토스팟 개발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았다. 후지산이라는 이 좋은 인프라와 입지를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 안주하는 세븐일레븐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만 있다면 내가 저 세븐일레븐을 인수해서 앞마당을 포토스팟으로 개조했으리라.

결국,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후지산이 보이는지 보다는 <어떻게> 보이는지가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가와구치코 로손 (LAWSON Kawaguchiko Station): https://maps.app.goo.gl/AuaokRrS766aFTez8

가와구치코 세븐일레븐 (7-Eleven Kawaguchiko Station Store): https://maps.app.goo.gl/YGnV6b7uMGU9XwfW8

[도로를 사이에 둔 두 편의점]

하..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롤(?)이랑 케이크(?)를 구매.

숙소로의 귀환

셔틀버스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도착해서 지갑과 함께 분실한 카드키를 재발급하고,, 사 온 롤이랑 간식도 먹었다.

그 후 겨우 씻은 후 쓰러져서 잠이 들었다.

중간에 잠깐 깼는데 엉덩이랑 허벅지가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아팠다. 정말 심각하게 아팠고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근육을 쥐어짜는 듯 한 고통이 느껴졌다.

근육을 풀어주려 반신욕을 했는데,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도저히 욕조에 그대로 앉을 수가 없어서.. 수건을 깔고 앉았다.

허벅지랑 엉덩이가 너무 아프고 뜨겁게 열이 나서 허벅지랑 엉덩이에 코로나 걸린 줄 알았다.

[반신욕 + 엉덩이 보호]

진짜.. 다리가 너무 아팠다. 정말 극한의 근육통..

진짜 아팠다.

저녁은 고사하고, 목이 말랐지만 1층에 있는 정수기까지 걸어 내려갈 엄두도 못 내고 물 마시는 것을 포기할 정도였다.

여튼 이 날의 일정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너무 아프고 힘들었기 때문에, 이 날 저녁은 아무 것도 못 하고 숙소에서 누워서 보냈다. 돌이켜보니 밤의 가와구치코-후지산을 구경하지 못 한 것이 아쉽다.

계속..

Tokyo / Mt. Fuji 2024

Sun [WP]

상대적이며 주관적인 뇌피셜 백과사전 😎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