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첫눈!

2024. 11. 27.

2024. 11. 27. 올해 첫 눈이 왔다. 출근하기 전, 차에 눈이 쌓여있어서 트렁크에 있던 빗자루로 눈을 처리했다. 이전에 왜 차에 빗자루가 있나 했는데, 다 이런 순간을 위해서였구나 싶었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도로 곳곳과 나무에 눈이 많이 쌓여있었다. 광활하고 두터운 회색 구름이 하늘을 촘촘히 뒤덮고 있었는데, 덕분에 마치 하늘이 낮게 내려앉은 것처럼 느껴졌다.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몽롱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도착해서 주차를 마친 후, 차 위에 쌓인 눈을 조금씩 떼어내 바닥에 패대기치며 잠시 혼자 놀았다.

이 날 계속 폭설 경보 문자가 왔고, 눈 때문에 점심 때는 배달도 취소되었다. 저녁에는 원주 53중 추돌 사고 소식도 들었다.

공포심리가 전이되었다. 때문에 퇴근길에는 내 차를 직접 운전하지 않고 야근택시를 이용했다.

다음날.

2024. 11. 28.

출근길을 나섰다가 수북히 쌓인 눈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사실 이 사진을 올리려고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것이다..ㅋㅋㅋㅋㅋ

와… 이렇게 많이 쌓인 눈을 보는 것은 오래간만이었다.

전날 차를 회사에 놓고 온 덕에 출근은 지하철을 이용했다.

만약 어제 자차퇴근을 했다면 내 차도 저 길가의 차들처럼 눈 속에 파묻혀서 오들오들 떨고 있었을 것이다. 차를 회사에 두고 온 것은 신의 한수라고 생각했다.

다만 출근길 지하철은 정말 극혐이었다. 피크시간대였을 뿐만 아니라 폭설경보로 인해 원래 자차/버스출근을 하는 사람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게 되면서 그전보다 지하철 인구밀도가 더 높아진 듯 했다.

집에서 딱 8시 30분에 출발했는데 회사에는 9시 50분에 도착했다. 도어투도어 무려 1시간 20분이 걸렸다..

덕분에 많이 걸었다. -_-

지하철에서 내려 걸어가는 동안 나무에 쌓인 눈이 계속 머리로 떨어져 테러를 당했고, 덕분에 머리가 젖었다.

작년에 갔던 홋카이도 생각이 났다. 홋카이도 사람들은 모자를 많이 쓰고 있었는데, 그 모자가 단순히 방한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예기치 않게 가로수에서 떨어지는 눈테러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한 지혜의 산물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un [WP]

상대적이며 주관적인 뇌피셜 백과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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