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블루투스/와이파이/핫스팟 모듈 이슈 때문에 내 갤럭시폴드 5의 메인보드를 교체했었다.
그런데 메인보드를 수리한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폴드 내부 액정이 나가 버린 것이다..
죽은 액정
가와구치코 자전거에서 떨군 것 제외하곤 특별히 떨어트리거나 충격을 준 적은 없었는데.. 그 동안의 충격이 누적되어서 파손된 것으로 예상한다. 그냥 어느 순간 폴드를 열어 보니 액정이 맛이 가 있었음 ㅜㅜ 정말 반갑지 않은 서프라이즈..
힌지 주름을 중심으로 두꺼운 검정 세로선과 우측 상단에 가로 흰 선이 생겼다. 터치는 아예 먹히지 않았다 ㅜㅜ
사진은 죽은 내 갤럭시폴드5의 액정,,
참고로 이건 원래 배경화면. 저 일러스트는 페페 작가 matt furie가 그린 일러스트다 ㅎㅎㅎ wallpaper로 쓰기 위해 밝기랑 채도만 내가 좀 조정했는데 귀여워서 마음에 든다.
여튼.
원래는 수리비용이 70만원 가량 드는데, 나는 삼성케어플러스에 가입되어 있어 다행히(?) 29만 원에 수리가 가능했다. 이 삼성케어플러스 가격으로는 2회 수리가 가능한데, 이번에 그 소중한 1회를 소진하게 되었다.
삼성전자 을지로 서비스센터
센터에 전화해서 미리 재고를 확인하고 삼성전자 을지로 서비스센터에 방문했다. 엔지니어분은 매우 친절했고 수리는 약 50분 정도 걸렸다.
엔지니어분으로부터 폴드는 액정과 배터리가 일체형이기 때문에 내부액정과 함께 기존 배터리도 함께 교체되었다고 안내받았다. 당분간 새로운 배터리의 최적화가 백그라운드에서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약 2주 가량의 기간 동안은 배터리 소모량이 평소보다 많을 수 있다고 한다. 당분간 배터리 소모가 빨라도 불량이 아니니 안심하란다.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내용인, 추운 날씨에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면 액정이 더 잘 파손되는지에 대해 물었더니, 명확한 답은 안 해 주셨다. 다만 힌지가 뒤틀린 상태에서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게 되면 이렇게 액정이 나갈 수 있다는 부연설명을 해 주셨다.
여튼 수리를 마치고 피같은 29만원을 결제했다.
이렇게 10월~11월에 걸쳐 내 폴드5의 메인보드와 액정(+배터리, 뒷판)을 교체하였다. 꽤 많은 부품이 리뉴얼되었다. 이른바 <테세우스의 폰>이 된 것이다.
집에 와서 강화유리필름도 새로 붙이고 otterbox 케이스도 다시 장착했다.
29만원 태움에 대한 소고
폴드의 내부 액정이 나가 있는 동안 강제로 외부 액정만 사용했었다. 매번 내부 액정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쓰고 싶은 순간에 큰 화면을 쓸 수 없다 보니 답답했다. 작고 비좁은 외부 액정만 사용하면서, 이럴 거면 굳이 무거운 폴드5를 계속 쓸 이유가 있나 하는 현타도 왔다.
그래서 사실 내년에 나올 s25 울트라로 바꿔야 하나에 대해서도 잠시 고민했었다. 내가 물건을 험하게 쓰는 타입이라 언제 다시 액정이 파손될지 모른다는 불안함을 계속 안고 가야한다는 사실이 꺼려지기 때문이었다.
s25 울트라로 간다면.. 즉 내년 1~2월경 s25울트라 나올 때 사전예약해서 산다고 가정하면,, s25는 내구성이 좋기 때문에 예전 갤노트9처럼 5년은 쓸 수 있을 것이다. 기본 화면 자체가 크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갤럭시폴드 5를 수리할 경우, 수리비 29만원을 지출해야 하는데 그러고도 내구성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단점,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폴드형 디스플레이를 계속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다만 s24 울트라 기준 사전예약 173만원이었으니까 s25 울트라 가격은 대충 180~190만원 정도 들 거라고 예상되었다. 여기에 200만원짜리 폴드를 1년 반 정도밖에 못 쓴 것이 되므로 s25 신규비용 + 폴드5 매몰비용의 무게를 따져 보니 그 지출비용이 <효율충>의 허용 범위를 아득히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대충 이런 사고의 흐름이 있었고,, 결국 효율충으로서의 본능을 거스르지 못하고 폴드5 구매에 대한 매몰비용을 아끼는, 즉 폴드5를 수리하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이다.
여튼.
폴드 이 자식.. 1년 아무 문제 없더니 너 왜 갑자기 이리 말썽인 것이냐. 덕분에 메인보드도 갈고, 외장하드도 새로 구매하고. 케이스도 직구하고, 급기야는 내부 디스플레이 교체까지. 다음 차례는 무엇이냐.
잦은 고장과 금전 지출 때문에 앞으로의 폰은 계속 폴드일거라는 신념이 꺾이고 있다. 새로운 폴드 제품이 나올 때마다 당연히 폼팩터는 점점 얇아질텐데, 미친 신소재가 개발되지 않는 한 액정이나 힌지 내구성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여튼 이번에는 내 폴드에 한 번의 기회를 더 주기로 한 것이니, 이 말썽꾸러기 폴드녀석이 향후 1~2년은 별 탈 없이 버텨주었으면 한다.
이 놈이 얼마나 잘 버티냐에 따라 내 다음 폰 기종이 결정될 것이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