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구운감자 매쉬드포테이토맛>을 발견했다.
컨셉에 대하여
뭉쳐서 구워지면 더 이상 mashed의 속성을 가지지 않게 된 거 아닌가? 뭔가 개념이 이상하다. 그리고 AI가 한 제품개발이라니.. 호기심과 의문에 이끌려 이 과자를 구매했다. 결과적으로 해태제과의 1승.
벌크 종이포장 안에 낱개 종이포장이 그대로 들어있어서 당황했다. 5란성 마트료시카도 아니고.. ㅋㅋㅋㅋㅋ 이중으로 종이포장을 낭비한다니 신박하고 어이없었다.
형태와 맛
과자의 형태는 오리지널 구운감자랑 똑같이 생겼다. 색이 더 진하고 덜 단단하고 잘 부서진다.
맛은.. 어디선가 먹어본, 익숙한 맛이 났다. 음, 제대로 만들었군. 제대로.. 제대로.. 제크. 제크..!
그렇다. 구운감자 매쉬드포테이토맛에선 익숙한 <제크>의 맛이 났다. 제크 혹은 뽀또. 분명 치즈가 들어있지 않은데 왜 뽀또가 연상되는지 의아했다.
구운감자 매쉬드포테이토맛 총평
전반적으로 제품과 컨셉의 괴리감이 큰 느낌이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매쉬드 포테이토>의 맛은 느낄 수 없었다. 담백한 오리지널 구운감자에 비해 구운감자 매쉬드 포테이토맛은 기름져서 느끼했고, 식감은 퍼석했다.
기왕 컨셉을 매쉬드 포테이토로 잡았으면, 질감에 좀더 집중해서 덜 느끼하면서도 부드럽고 촉촉한 느낌이 나게 구현하는 데에 집중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 포장에 <부드럽고 크리미한>이라고 써 있었지만, 부드럽고 크리미한 느낌은 전혀 없다. 단지 기름질 뿐..
컨셉(혹은 테마?)을 AI가 정하더라도, 그 컨셉에 따른 레시피를 결정한 후 실제로 구현하는건 결국 사람의 몫이다. 재료도 기존의 밀가루, 설탕, 팜유 소금 따위를 쓸 수 밖에 없다. 매쉬드 포테이토라는 음식 자체가 결국 맛이나 향이 아닌 질감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매쉬드 포테이토>라는 컨셉에서 새롭고 신기한 무언가를 도출해내기는 어렵다. 따라서 컨셉은 AI를 활용해서 잡았더라도 구체화해서 상품화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먹으면서 기름진 느끼함 때문에 묘하게 불쾌한 느낌이 들었다. 구운감자는 원래 특유의 깔끔한 맛이 강점인데, 기름지고 느끼해진 이 매쉬드 포테이토맛에서는 구운감자의 본래의 강점이 퇴색되어 버린 듯 하다. 그래서 다시 사 먹을 것 같지는 않다.
제크가 먹고 싶으면 제크를, 구운감자가 먹고 싶으면 오리지널 구운감자를 사 먹자.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