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AOAO SAPPORO 아쿠아리움, 노래방 231206-2

드디어 도착한 AOAO 아쿠아리움!

AOAO SAPPORO 아쿠아리움

AOAO SAPPORO:
https://maps.app.goo.gl/8MVsigviv528Qv928
https://aoao-sapporo.blue/

AOAO 아쿠아리움은 밤 10시까지 여유있게 영업한다. 고로 여기는 이 날의 (계획된) 마지막 코스였다. 낮에 긁어모은 현금으로 관람료 2200엔을 지불하고 입장했다.

여기는 첫 번째 층인데, 여기서는 사진을 많이 못 찍었다. 이런저런 생물을 키우는 laboratory 같은 것들이 있었슴. 사진은 소라게와 세로로 부유하는 줄무늬 물고기들.

다음 층. 사면에 4개의 가로로 긴 수조가 배치되어 있는 방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넓은 공간이었고, 아쿠아리움보다는 전시장에 온 느낌을 받았다.

각각의 수조에는 서정적인 명칭이 지어져 있다. 수조들이 매우 청결하고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Autumn leaves under water]

여기에는 푸른색, 붉은 물고기들이 있었다. 수조의 네이밍 때문인지 물고기들이 정말 낙엽처럼 느껴졌다.

[Garden of Light and Water Lilies]

여기엔 수련과 빨간색, 갈색 물고기들이 있다. 수련 덕에 멋스러운 분위기가 났다.

[Eternal Forest]

여기는 수족관은 아니고 그냥 식물들이 심어져 있는 이른바 테라리움. 수증기인지 드라이아이스인지 모를 흰색 증기가 곳곳에서 뿜어져 나왔다. 물고기나 동물 하나 없이 움직임 없는 식물만 있어서 단조로운 느낌이었다.

[Breezy Stonescape]

여기는 새우랑 네온테트라, 갈색 줄무늬 물고기들이 있는 수조다. 네온테트라는 예전에 키워본 적이 있어서 반가웠다.

여튼 저 방은 예쁘고 여타 수족관 같지 않아서 매우 마음에 드는 코너였다.

이후 다음 코너로 가면 새로운 전시가 나온다. 이 구역에는 각종 수중생물들이 책과 함께 비치되어 있다.

[책 전시 코너(?)]

이 코너에는 독특한 특징이 있는데,

(1) 각 수족관 옆에 책이 같이 전시되어 있다는 것, (2) 각 생물이 외관의 속성에 따른 키워드로 분류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조 옆에 책이 같이 비치되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생물 한 종류당 1~2권 정도의 책이 비치되어 있었는데, 비치된 책은 꼭 그 생물과 연관성 있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바다생물에 대한 것이 아닌 책도 꽤 있었다. 예를 들어 새, 동물, 우주 등.

일본어 책인 고로 내용을 읽을 수는 없었지만 대부분 그림이나 사진 위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책장을 넘기며 삽화를 흥미롭게 구경할 수 있었다.

이 곳의 또 다른 특징인 <키워드>.

여기에 전시된 생물들은 생김새에 따라 <Hairy, Wriggling, Flattened, Variety>의 4개 테마 혹은 키워드로 구분되었다. 생물학적인 특성보다는 외형에 중점을 두고 분류한 듯 했다.

[Hairy]

주로 가지나 털, 촉수 같은 것이 많은 부착생물(?)이 이 키워드에 속해있었다.

[Wriggling]

Wriggling 정확한 뜻을 몰라서 사전을 찾아보니 꿈틀거리다/꼼지락거리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Wriggling 이라는 키워드답게 뱀처럼 길쭉한 물고기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었다. 이 코너에는 특히 예쁜 무늬나 귀여운 얼굴을 가진 물고기들이 많아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귀여웠던 것은 Spotted garden eel(정원장어)이었다. 군데군데 심어진 정원장어들이 장난스럽게 꿈틀거리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4번째 사진이 정원장어.

[Flattened]

갑각류나 납작하거나 형용할 수 없는 질감/무늬를 가진 물고기들이 있었다.

[Variety]

나머지 기타 바다생물들은 Variety로 퉁치더라. 이 코너도 재미있거나 귀여운 물고기들이 많았다.

여튼 그렇게 수조를 둘러보고 나왔다.

[나무 코너]

이렇게 수풀이 우거진 조용한 코너도 있었다. 이미 셧다운 한 분위기였는데 호기심에 뭐가 있을까 하고 들어가 보니 아기 펭귄들이 쉬고 있었다.

[미디어아트 코너]

여기는 미디어아트 코너.

수중에서 확산하는 물감과 기포를 표현한 듯 한 인터렉티브 아트다. 사람들이 신나게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나도 함께 미디어아트의 바다에 풍덩 했다. 왼쪽이 나..ㅋㅋ

[펭귄 코너]

펭귄도 전시되어 있었다. 말 그대로 전시. 펭귄들은 펭귄얼음깨기 게임이 연상되는 좁은 육각 발판에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돈 내고 갇힌 동물 구경하러 온 사람으로서 할 말은 아니지만, 여기 펭귄들은 특히나 스트레스로 일찍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란 빛, 딱딱한 바닥, 너무 좁은 공간, 지나다니는 괴생물체들(=사람), 알 수 없는 소음(=음악과 대화 소리)으로 점철된 환경에 저렇게 계속 노출되면 얼마나 스트레스 받고 힘들까.

[AOAO 하이볼]

AOAO에서는 바도 운영한다. 잠시 앉아서 미디어아트를 구경하며 쉬어갔다. 주중 + 늦은 시간이어서인지 바를 포함해서 전시관 전체적으로 사람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고 좋았다.

사진은 내가 먹은 하이볼과 내가 찍은 스탬프 ㅎㅎㅎ

이 파란색 AOAO 음료를 못 먹은게 아쉽다.

전시 끝나고 나와서 기념품 샵을 구경했다. 사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현금이 없어서 못 샀다 ㅜㅜ 사진도 많이 못 찍음.

[AOAO SAPPORO 후기]

AOAO SAPPORO 아쿠아리움은 아주 대만족이었다.

만족한 이유는,

우선 관리가 상태 최상이었기 때문에 마음에 들었다. 수조가 하나같이 깨끗하고 투명했다. 물때나 물 안의 찌꺼기, 불순물 등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청결해서 전시된 생물들을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또 외국인들이나 관광객보다는 일본인이 주로 있는 공간이라 좋았다. 사람도 많지 않아 잔잔한 음악과 넓은 공간, 여유 있는 분위기 하에 찬찬히 둘러볼 수 있었다.

확실한 컨셉이 있는 것도 좋았다. 특히 앞서 보여준 autumn leaves 어쩌구, wringgling 같은 감각적인 키워드나 테마를 부여함으로 인해 단순히 여러 수상생물의 전시를 본 것 이상의 경험이었다. 외관으로 생물을 분류한다는 방식도 단순하지만 신선했다. 책과 수중생물들이 잘 어우러져 새로운 컨텐츠를 접하는 느낌도 들었다.

캐릭터 컨셉도 좋았다. 전시 곳곳에 있는 캐릭터 스탬프가 귀여웠고, ^알리페이^를 안 받아서 캐릭터 굿즈를 결국 못 샀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미디어아트 코너와 bar의 색다른 즐거움도 묘미.

보통 아쿠아리움에 구비해 두는 흰동가리, 상어, 블루탱 같은 유명한 물고기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차고 신선한 전시를 제공했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다른 아쿠아리움에 비해 공간이 넓거나 개체수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확실한 컨셉을 통해 그런 핸디캡을 훌쩍 뛰어넘었다고 할 만큼 전시를 알차게 구성했다. 전반적으로 전시 기획이 매우 잘 된 느낌.

closing time 이 10시라서 여유 있게 관람할 수 있다는 점도 소소한 장점이었슴.

여튼. 2200엔 정도의 입장료에 비해 정말 만족스러운 관람이었다.

[노래방]

흐뭇한 아쿠아리움 관람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노래방이 보여서 들어갔다. 여기는 알리페이가 되었음..ㅋㅋ

노래방에는.. 누가 봐도 <한국인>이 있었다..ㅋㅋㅋㅋ 저 얼굴,, 저 패딩,, 저 회색 후드,, 저 키,,

저 사람도 나를 한국인이라고 알아본 눈치였는데, 외국에서까지 한국인이랑 말 섞고 싶지 않았던지라 나도 그도 서로를 외면했다.

노래방 안은 퀘퀘한 탈취제 냄새가 났다. 최신식 시설의 깔끔한 노래방은 아니었다.

일본 여행 기념으로 몇 없는 아는 일본노래를 불렀다. 강철의연금술사 1기 오프닝 melisa는 여기에 없었고, 영어로 써치가 가능한 NANA랑 보아 노래 몇 개를 불렀다. 블리치 오프닝인 윤하 혜성도 부르고 싶었는데 일본어를 못 쳐서 실패 ㅜㅜ

근데 솔직히 노래 검색하다가 현타가 왔었다. 그래서 대충 부르면서 시간 때우다가 나왔다. 이 노래방은 추천하지는 않는다.

숙소 Dormy inn 에 도착한 후 아니키소바를 먹었다. 역시나 맛있었다.

방에서는 Sweet Lady Jane 카페에서 산 빵을 멋었다. 기대보다도 맛있었다. 더 사올걸 후회함 ㅜㅜ

여튼 그렇게 대장정을 마치고 잠이 들었다.

계속..

Sun [WP]

상대적이며 주관적인 뇌피셜 백과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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