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대한민국 영사관에서 환치기 231207

2023 홋카이도 여행기의 마지막 포스팅을.. 2024 도쿄 여행을 위해 떠나는 인천공항에서 작성하기 시작한다. 원래 의도는 일본 출국 전에 모든 포스팅을 끝마치는 것이었지만 ㅜㅜ 나름 의미있게 느껴진다!

여튼.

홋카이도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현금거지가 되다

마지막 날의 아침은 혜자로운 Dormy inn 의 조식과 함께 시작했다. 체인점답게 식사 메뉴 구성은 Dormy inn 오타루점과 거의 비슷하다. 유경험자답게 여유롭고 능숙하게 맛있는 것들만 골라 식판을 채웠다.

여유롭게 조식을 먹다가 깨달았다. 당장 공항 갈 돈이 없다는 사실을.. 치토세행 공항버스비를 지불할 현금이 없던 것이다. 실물카드가 있는 지갑은 한국에 두고 왔고 현금은 이미 탕진해 버린 후.

공항버스 팜플랫에서는 현금 or 일본 paypay 만 받는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신속하게 현금 확보 방법을 물색했지만, 도저히 자체적으로 해결할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

짱구를 굴리다가 외교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나 찾아봤다. 찾아보니 외교부에서 <신속해외송금서비스>라는 것을 제공해 주고 있었다.

이른바, 합법적인 환치기.

외교부 신속해외송금지원제도

링크: https://www.0404.go.kr/callcenter/overseas_remittance.jsp

신속해외송금제도란?
신속해외송금제도는 해외에서 우리 국민이 소지품 분실, 도난 등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일시적으로 궁핍한 상황에 처하여 현금이 필요할 경우 국내 지인이 외교부 계좌로 입금하면 현지 대사관 및 총영사관에서 해외여행객에게 긴급 경비를 현지화로 전달하는 제도입니다.신속해외송금제도를 이용하려면 가까운 대사관 및 총영사관에 신청하여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원 대상
• 해외여행 중 현금, 신용카드 등을 분실하거나 도난당한 경우
• 교통사고 등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을 앓게 된 경우
• 불가피하게 해외 여행기간을 연장하게 된 경우, 기타 자연재해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한 경우

지원 절차
1. 여행자는 현지 재외공관에 긴급 경비 지원 신청
2. 재외공관은 신청 승인 및 송금 절차 안내
3. 재외공관 승인을 받은 여행자는 국내 연고자에게 송금 절차를 영사콜센터에 문의하도록 연락
4. 국내 연고자는 영사콜센터에 송금 절차 문의
5. 영사콜센터는 국내 연고자에게 입금 계좌정보 및 입금액 안내
6. 국내 연고자는 해당 금액(긴급 경비 외 수수료)을 외교부 협력은행(우리은행, 농협, 수협) 계좌로 입금
7. 국내 연고자는 영사콜센터로 입금 사실 통보
8. 영사콜센터는 은행 입금 사실 확인
9. 영사콜센터는 재외공관에 입금 사실 통보
10. 재외공관은 여행자에게 해당 금액 지급(근무시간 중 직접 방문 수령)
   ※ 지급통화는 달러화, 엔화, 유로화, 파운드화를 원칙으로 하되, 불가피한 경우 현지화 지급 가능
신속해외송금제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휴..

구글지도로 찾아보니 다행히 호텔로부터 도보로 2~30분정도 거리에 대한민국 영사관이 있었다. <백수>이기 때문에 당연히 위기의식 제로. 가벼운 걸음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나의 멍청함에 스스로 열받긴 했다. 가면서 연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주 삿포로 대한민국 총영사관:
https://maps.app.goo.gl/Xn6mE6v13wmLV9Px5

삿포로 대한민국 총영사관에서의 환치기

2~30분쯤 걸어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도착했다. 펄럭이는 대한민국 국기가 어찌나 반갑던지.

이 국가지원 환치기 서비스, 즉 신속현금지원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지, 처음에 이 서비스를 요청하자 영사관의 외교부 직원분이 당황해서 버벅거렸다.

여튼 여권을 제출하고 환치기 신청서를 작성했다. 나는 공항버스비 +@만 필요하므로 현금으로 3천엔을 받고자 한다고 했고, 2배에 달하는 비용인 6만원을 외교부 계좌에 입금했다. 환치기 목적에는 <귀환> 이라고 기재했다. 차액은 내 계좌로 나중에 돌려받는다고 한다.

그나저나 지금 이 포스팅을 쓰려고 보니 차액이 2천원밖에 안 들어옴.. 환치기의 국가 서비스비는 약 3만원인 듯 하다 ㄷㄷㄷㄷ..

여튼..

수중에 돈이 들어오자 다시금 마음이 편해졌다. 다시 호텔로 가는 길에 Love espresso 가 있길래 커피를 한잔 더 했다.

여튼 그렇게 무사히 송항버스를 탑승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귀환,,

공항에서 Toy park 이라는 기념품샵 구경을 했다. 그리고 무사히 비행기까지 탑승. 돈 없는 나 대신 하늘이 빗물을 흘려줬다.

기내식으로 먹은 글루텐프리 식단. 맛있었다.

이후 전 회사 주니어 회식도 무시히 참여했다.

마지막 날은 현금거지가 되어 심적으로 느낀 중압감은 컸으나 그에 비해 막상 크게 쓸게 없네 ㅠㅋㅋㅋ

홋카이도 여행 소감

첫 해외여행이라 동선이나 행선지, 운영시간에 대해 제대로 잘 알아보지 않은 탓에 동선이 조금만 꼬이면 나비효과가 되어 생각했던 일정이 완전히 어그러지는 참사가 발생했었다. 시간 로스도 컸다. 동선 꼬이고 좀 늦어지는 것 자체는 상관 없지만 그 때문에 하고자 한 것, 보고자 한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 생겨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오타루 아쿠아리움과 치토세 연어 아쿠아리움에 가지 못한 것도 특히 아쉬웠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너무 즐거운 여행이었다. 오타루도 너무 좋았고, AOAO sapporo 도, 마지막날 혼자 삿포로 구경하고 다닌것도 좋았다. 나를 킹받게 한 영사관 행 환치기도, 허무함을 선사해준 중국인 원데이투어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현금은.. 생각해보면 환전 액수 자체는 충분했다. 다만 아무 생각 없이 현금부터 소모해 버린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처음부터 현금을 펑펑 쓰면 안 된다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

Sun [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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